런던(로이터)—세계 최대 IKEA 가구 소매업체 잉카그룹(Ingka Group)은 8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예스퍼 브로딘(Jesper Brodin)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고, 스페인 출신의 후벤시오 마에스투(Juvencio Maeztu)가 후임으로 선임된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25년 8월 1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사로 마에스투는 IKEA 역사상 첫 비(非)스웨덴인 수장이 된다.
마에스투는 미국 관세·전쟁·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업무가 흔들릴 위험에 직면한 상황에서 잉카그룹 수장 자리에 오른다. 잉카그룹의 비즈니스는 유럽, 중국, 인도, 미국 등 31개국에 걸쳐 있다.
브로딘은 2017년부터 CEO를 맡아왔으며,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이 물러날 적기’라며 사임 배경을 설명했다. 마에스투는 11월 5일 새 역할을 시작하고, 브로딘은 내년 2월 말까지 회사에 남아 원활한 인수인계를 지원할 예정이다.
마에스투(57)는 2018년부터 부CEO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왔다. 그는 2001년 마드리드 알코르콘 매장 매니저로 IKEA에 합류했으며, 런던 웸블리 매장장을 거쳐 6년간 IKEA 인도 법인 CEO를 역임했다.
‘우리는 팬데믹·지정학적 문제·전쟁 등 여러 폭풍을 함께 헤쳐 나왔다’며 브로딘(56)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이룬 성과가 자랑스럽고, IKEA 하우스는 잘 정돈돼 있어 후벤시오와 함께 미래로 힘차게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로딘 재임 기간 잉카그룹은 온라인 쇼핑 역량 강화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IKEA의 전자상거래 매출을 끌어올렸다. 또한 203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새로운 감축 목표를 수립해, 2024년 1월 기준으로 2016년 대비 배출량 30.1% 감소라는 성과를 냈다.
그는 스웨덴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마에스투의 선임이 IKEA의 글로벌 조직 문화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신임 CEO는 취임 즉시 아시아를 시작으로 전 세계 곳곳에 위치한 ‘빅 블루 스토어’(IKEA 대형 매장)를 돌며 ‘리스닝 투어(listening tour)’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현장 직원과 고객 의견을 직접 청취해 경영 전략에 반영하려는 행보다.
‘저는 IKEA를 더욱 성장시키고 전 세계 수천만 소비자에게 더욱 관련성 있는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마에스투는 로이터에 말했다. 그는 ‘관세는 가격 인하 노력을 어렵게 만든다’며 비용 부담을 지적했다.
비상장사인 잉카그룹은 회계연도(8월 31일 종료) 실적을 10월 중순 발표할 예정이다. 잉카그룹은 브랜드 소유주이자 프랜차이저인 인터 IKEA(Inter IKEA)가 제조한 제품을 판매하는 가장 큰 가맹점(franchisee)이다.
용어 풀이※
리스닝 투어(listening tour)는 새 경영진이 현장을 방문해 이해관계자 의견을 직접 청취하는 일종의 ‘현장 간담회’다. 특히 글로벌 기업에서 주요 시장의 문화·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과정으로 활용된다.
프랜차이지(가맹사업자)는 본사(프랜차이저)가 보유한 브랜드와 시스템을 이용해 제품·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자를 뜻한다. IKEA 체계에서 잉카그룹은 제품 기획·브랜드 관리는 하지 않지만, 전 세계 매장 운영과 판매를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