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AI 투자·게임 부문 호조로 2분기 매출 15% 급증

[중국 深圳(선전)] 중국 빅테크 기업인 텐센트홀딩스(Tencent Holdings Ltd.)가 2025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핵심 게임 포트폴리오가 호조를 보인 결과로 분석된다.

2025년 8월 13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의 2025회계연도 2분기(4~6월) 매출은 1,845억400만 위안(약 257억 달러)로, 전년 동기 1,611억1,700만 위안 대비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0억5,200만 위안으로 2024년 2분기 573억1,300만 위안에서 약 10% 늘었다.

비교적 생소할 수 있는 ‘Non-IFRS(국제회계기준 제외) 영업이익’은 일회성 요인(지분법 평가손익·주식보상비용 등)을 제거해 기업의 본질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텐센트의 경우 AI·클라우드 인프라 확장 과정에서 대규모 감가상각이 반영되기 때문에, 이 지표로 기업의 실질적인 이익 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주력 게임 부문 실적

중국 내 게임 매출(도메스틱 게임)은 404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났다. 신작 ‘Delta Force’와 장수 흥행작 ‘Honor of Kings’, ‘VALORANT’, ‘Peacekeeper Elite’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

해외 게임 매출은 188억 위안으로 35% 급증했는데, 모바일 배틀로열 게임 ‘PUBG Mobile’과 최근 출시된 ‘Dune: Awakening’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텐센트는 미·유럽 시장에서 모바일 퍼블리셔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지적재산권(IP)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AI 투자·광고 플랫폼 고도화

AI를 활용한 광고 타기팅 정밀화와 위챗(중국 명칭 위신·Weixin) 결제 생태계 고도화로 마케팅 서비스 매출이 358억 위안을 기록,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텐센트는 여타 클라우드 사업자와 달리 메신저·SNS·게임·음악 등 ‘슈퍼 앱’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학습해 광고 효율성 극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마화텅(馬化騰·Pony Ma) 최고경영자(CEO)는 “AI에 투자함과 동시에 AI를 활용해 실질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HunYuan(혼위안) 기초 모델과 AI 네이티브 앱 ‘위안바오’(Yuanbao)의 고도화를 통해 소비자·기업 모두에게 AI 혜택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¹

HunYuan은 텐센트가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로, 중국어·영어·멀티모달(문자·음성·이미지) 처리를 지원한다. 위안바오는 일반 이용자가 챗GPT처럼 대화형으로 사용할 수 있는 AI 어시스턴트로, 기업용 API도 제공해 수익화 중이다.


설비투자(CAPEX) 및 클라우드 글로벌 전략

2분기 설비투자(CapEx)는 전년 대비 119% 급증한 191억 위안을 기록했다. GPU 서버·네트워크 스토리지·데이터센터 증설 등 AI 인프라 확대가 주된 이유다. 텐센트는 2025년 하반기까지 유럽 데이터센터 신규 가동을 목표로, 영국·독일·프랑스 시장에서 AWS·MS 애저·구글 클라우드와의 경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Synergy Research)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유럽 클라우드 시장의 70%를 미 ‘빅3’(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가 차지하고 있다. 텐센트는 ‘위챗 통합 로그인’과 ‘게임 현지화 솔루션’을 앞세워 틈새 수요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음악·콘텐츠 사업 현황

시티그룹(Citi)의 애널리스트 알리시아 얍(Alicia Yap)은 텐센트뮤직(TME)의 성과를 ‘예상보다 양호’라고 평가했다. 텐센트뮤직은 2분기 1억2,40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해 1분기 1억2,300만 명 대비 소폭 증가했다. 얍은 “팬덤 비즈니스, 콘서트, 광고 수익이 결합돼 연간 매출 성장세가 기존 전망을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고품질 구독 성장과 팬덤 경제 확대가 이어지면, 텐센트뮤직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매출 증가를 달성할 것” — 알리시아 얍 / 시티그룹 애널리스트


전문가 시각 및 산업 영향

국내 증권가에서는 텐센트의 AI 플랫폼 경쟁력이 ‘데이터 네트워크 효과’ 덕분에 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평가한다. 12억 명이 넘는 위챗 월간활성이용자(MAU)에서 생성되는 실시간 데이터를 AI 모델 학습에 활용함으로써 광고·전자상거래·핀테크 전 영역에서 맞춤형 추천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국 내수 경기 둔화와 정부 규제 리스크는 주가 변동성을 키울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미·중 기술 패권 갈등 속에서 엔비디아 GPU 수급 불확실성이 이어진다면 AI 인프라 확장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텐센트는 게임·소셜·클라우드·디지털 콘텐츠를 모두 보유한 ‘슈퍼 플랫폼’으로서, AI 기술을 수익화할 수 있는 독보적인 토대를 갖췄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시장관계자들은 “AI 적용 범위를 넓혀나갈수록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¹ HunYuan 모델은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의 보안 심사를 통과했으며, 현재 금융·헬스케어·교육 분야에서 파일럿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