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레스토랑협회(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자료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레스토랑 메뉴 가격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일반 상승률보다 소폭 더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외식비는 더욱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개인 금융 전문 매체 GOBankingRates는 ‘언제 외식을 피해야 하고, 언제 가면 좋은지’에 관해 레스토랑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했다. 기사에서는 특정 날짜에 외식할 경우 가격 대비 만족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가장 피해야 할 외식 날짜Worst Dates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꼽은 ‘최악의 외식 날짜’는 다음과 같다.
•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 5월 두 번째 일요일 어머니의 날(Mother’s Day)
• 6월 세 번째 일요일 아버지의 날(Father’s Day)
• 11월 26일 추수감사절 전날
•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 12월 31일 새해 전야(New Year’s Eve)
위 날짜는 전국적 기념일로 외식 수요가 폭증한다. 여기에 지역별 특수 이벤트도 겹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오이스터링크(OysterLink) 공동 창업자 마일로스 에릭(Milos Eric)은 “대학 도시의 졸업 주간이나 음악 페스티벌, 대규모 컨벤션 기간에도 식당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마이애미 아트바젤(Art Basel) 기간의 마이애미나, 국제가전전시회(CES) 기간의 라스베이거스가 대표적 사례다.
추신(補遺) —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로, 행사 기간에는 도시 전체 숙박·외식 가격이 급등한다. 국내 독자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미국 ‘어머니의 날(Mother’s Day)’과 ‘아버지의 날(Father’s Day)’도 가족 단위 외식 수요가 집중되는 날로 알려져 있다.
왜 나쁜가? — 식당·손님 모두의 딜레마
레스토랑365(Restaurant365)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케이티 페어차일드(Katie Fairchild)는 “매출 피크일은 업주에게 필수적 기회”라면서도 “손님 입장에서는 대기 시간 연장·메뉴 제한·서비스 혼선이라는 삼중고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식당이 당일 조리를 단순화하기 위해 메뉴를 축소해 원가를 통제하지만, 이는 단골이나 예산형 고객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다.
대안 ① — ‘빅 데이’ 이후를 공략하라
마일로스 에릭은 “행사 당일 레스토랑은 과도하게 인력을 배치하고 식재료를 과다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음 날 방문하면 넉넉한 재고 덕분에 서비스가 오히려 좋아지고, 때로는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안 ② — ‘빅 데이’ 이전에 두 번 즐겨라
반면 CJ 디지털(CJ Digital) 최고경영자(CEO) 조슈아 우드(Joshua Wood)는 “행사 이튿날은 직원 피로도 때문에 음식·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위험이 있다”며 전날 외식을 추천한다. 그는 “빅 데이 전에 미리 외식하고, 실제 기념일엔 집에서 소박하게 한 번 더 축하하면 ‘2회 축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중 요일별 ‘최적의 방문 시점’Optimal Weekdays
기념일과 무관하게 레스토랑은 요일별 매출 변동이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요일 전략을 제안한다.
• 월·화요일 — 할인·프로모션 확률 최대
• 수·목요일 — 신메뉴 출시 가능성 높음
• 화~토요일 — 헤드셰프가 주방을 지키는 날로, 요리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높음
이 같은 패턴은 미국뿐 아니라 국내 주요 외식 브랜드에도 공통으로 나타난다. 내부 회식이나 각종 예약이 몰리는 금·토요일 대비, 월요일은 고객 흐름이 한산해 ‘해피아워(특가 시간대)’가 집중되곤 한다.
전문가 시각 — ‘가치 소비’를 위한 체크리스트
기자가 종합한 바, 물가 상승기에는 ‘가격 대비 가치’를 따지는 소비 행태, 즉 가치 소비(value consumption)가 중요해진다. 빅 데이를 피해 요일·시간대를 분산하면 ① 식비 절감, ② 대기 시간 단축, ③ 서비스 만족도 향상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특히 예약 서비스가 발달한 한국에서는 네이버·카카오 예약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혼잡도를 확인하고, 노쇼(No-show) 패널티 정책을 활용해 ‘저위험·고효율’ 외식을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셰프 온사이트(Head-Chef On-Site)’ 정보를 공개하는 레스토랑이 늘고 있으므로, 주방 책임자 출근 여부를 체크하는 것도 고급 레스토랑 이용객에게는 실질적 팁이 된다.
소비자에게 주는 실질적 조언
① 예약은 필수 — 피크 시즌에 ‘워크인(현장 대기)’은 위험 부담만 키운다.
② 메뉴 미리보기 — 축소 메뉴 여부를 사전 문의해 원하는 요리를 확정하라.
③ 서프 차지(Surf Charge) 확인 — 일부 레스토랑은 성수기 할증을 명시하므로 최종 금액을 체크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도 피할 수 없는 경우라면, 팁(Tip) 예산을 넉넉히 잡아두는 것이 현명하다. 미국 다이닝 문화에서 팁은 총금액의 18~22%가 관례이나, 성수기에는 서비스 인력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25%까지 권장되는 사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