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라마바드] 파키스탄 재무장관 모하메드 아우랑제브가 중앙은행(스테이트뱅크오브파키스탄·SBP)의 기준금리(policy rate)를 현행 11%에서 더 낮출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우랑제브 장관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기준금리가 남쪽으로(=하향)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SBP는 정책 일정에 따라 다음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9월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주목되는 이번 회의는 지난 7월 30일 회의에서 시장 예상을 뒤엎고 11%의 금리를 동결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배경 및 주요 수치
통화정책 발표 직전 로이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5명의 애널리스트 전원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세부적으로는 9명이 50bp(0.50%p) 인하, 4명이 100bp 인하, 2명이 25bp 인하를 점쳤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전망이 악화됐다”
는 이유를 들어 예상과 달리 금리를 유지했다.
SBP의 결정은 물가안정과 성장 지원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고민을 반영한다. 파키스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및 전력요금 인상 영향으로 최근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용어 해설
• 기준금리(Policy Rate)는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에 적용하는 최우량 대출 금리로, 다른 시중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다.1
• BP(Basis Point)는 1bp = 0.01%p를 의미한다. 예컨대 50bp 인하는 0.50%p 인하와 같다.
기자의 분석·전망
현재 파키스탄 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성장 둔화가 동시에 존재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위험에 직면해 있다. 재무장관의 발언은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압박을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물가가 안정되지 않는 한 중앙은행이 선뜻 완화적 스탠스로 돌아서기에는 제약이 크다.
특히 국제 유가와 국내 전력요금이 다시 상승 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9월 15일 발표에서도 SBP가 추가 인하에 신중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에도 ‘동결’이 반복될지, 아니면 재무당국의 압박에 따라 절충적인 25bp 인하가 나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루피화 가치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수입물가 상승과 대외부채 상환 부담을 키워 재정 여건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 반대로 금리를 동결하면 경기가 추가로 위축될 수 있어, SBP의 9월 결정은 시장뿐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으로 보는 현장
결론
아우랑제브 재무장관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인플레이션·환율·재정이라는 삼중고가 SBP의 손목을 잡고 있다. 오는 9월 15일 발표될 통화정책결정이 파키스탄 경제의 향후 궤적을 가늠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