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상승···미국 인플레이션 완화에 달러 방어적 움직임

도쿄 로이터발(기자 Rocky Swift) — 아시아 주요 증시는 13일 장 초반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고, 미 달러화방어적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미국과 일본 모두에서 확인된 완만한 물가 상승률이 각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된 데 따른 반응이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12일) 뉴욕 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감을 바탕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이러한 랠리가 아시아 시장으로 확산됐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장중 처음으로 43,000포인트를 돌파하며 1.4% 상승했고, 암호화폐 이더(ether) 가격은 거의 4년 만에 최고치인 4,634.7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여전히 공고함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받아들여진다.


“거의 어떤 호재라도 투자자들은 주저 없이 특히 기술주에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Fed가 5주 뒤 금리를 내릴 확률이 95%에 달하는 만큼, 물가가 폭주하지 않고 ‘살금살금’ 오르는 현 상황은 안도감을 준다.” — Paco Chow, 무무(Moomoo) 호주·뉴질랜드 거래 매니저

주요 지표 동향
• 글로벌 주식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MSCI 올 컨트리 월드 인덱스(ACWI)는 전날 대비 2거래일 연속 상승, 사상 최고치 948.54를 기록했다.
•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 2.8%를 소폭 밑돌며 인플레이션이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다는 인식을 강화했다.
* 상에서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하루 전 86%에서 94%로 급등, 한 달 전 57%에서 대폭 상향됐다.

*CME FedWatch 툴: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연방기금(FF)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계산·공개하는 미국 기준금리 예상 확률 지표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페드워치’라고 불린다.

일본 경제지표도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로이터 탄칸(Reuters Tankan) 조사에서 제조업 기업경기지수는 두 달 연속 개선됐고, 7월 일본 도매 물가상승률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자재 가격발(發) 압력이 잦아들고 있다는 일본은행(BOJ)의 시각을 뒷받침한다.

뉴욕증시에서는 S&P500나스닥 종합지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된 세 자릿수 관세90일 유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과 정책 불확실성 완화가 증시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한 반면, 달러화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러 자산에 대한 환헤지 비율 조정에 나섰고, 이는 달러 수요를 제약했다.

외환·원자재·파생상품 동향
• 달러/엔 환율은 전장과 거의 변동 없이 147.84엔에 거래됐다.
• 유로/달러 환율은 12일 0.5% 급등한 데 이어 1.1684달러로 0.1% 추가 상승했다.
달러지수(DXY)는 2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물은 소폭(-0.05%) 하락한 63.14달러/배럴에 거래됐다.
• 현물 금 가격은 3,348.1달러/온스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유럽 주가지수 선물도 강보합 흐름이다. 범유럽 Euro Stoxx 50 선물은 0.2%, 독일 DAX 선물은 0.3%, 영국 FTSE 선물은 0.1%씩 각각 상승했다. 반면, S&P500 E-미니 선물은 이틀째 숨 고르기를 이어가며 큰 변동 없이 거래됐다.


알아두면 좋은 경제 용어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은 경기침체(stagnation)와 물가상승(inflation)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성장률 둔화와 물가 급등이 동시에 일어나면 통화·재정정책을 통한 대응이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시장이 극도로 경계하는 시나리오다.

트리플디짓 관세(triple-digit tariffs)는 세 자릿수(10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뜻한다. 무역 전쟁이 격화될 때 종종 등장하는 용어로, 관세율이 25%·50% 수준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수입 기업의 비용 부담이 급격히 증가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기자는 세 가지 측면에서 시장을 주목한다. 첫째, 미국 CPI가 예상치를 하회했음에도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게 선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Fed가 실물지표 전반을 근거로 정책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향후 PCE 물가소매판매 등 추가 지표가 시장 기대를 재확인시켜주지 못할 경우 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둘째, 일본 니케이의 연속 신고점 돌파는 엔저 효과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EPS(주당순이익) 증가폭이 주가 상승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면, 연말 전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단기 급등은 반감기, ETF 승인 기대 등 ‘거시’보다 ‘테마’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짙다. 따라서 자산배분 차원에서 변동성 위험을 고려한 비중 조절이 중요하다.

종합하면, 완화적 통화환경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하고 있으나, 투자자는 정책 이벤트 리스크지표 변동성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