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 동향]
세계 전기차(EV) 시장의 성장세가 2025년 7월 한풀 꺾였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로모션(Rho Motion)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7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1% 증가해 올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6월 증가율(25%)과 비교하면 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2025년 8월 12일, 로이터통신 및 로모션 자료에 따르면, 중국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으면서 글로벌 성장률이 둔화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전기차(배터리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무엇인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PHEV)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지만, 외부 전원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일반 하이브리드(HEV)와 다르다. 전기모터 주행 가능 거리가 더 길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과도기형 모델로 평가받는다.
주요 수치(7월)
• 글로벌 BEV‧PHEV 판매량 : 160만 대
• 중국 : 약 100만 대(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
• 유럽 : 약 39만 대(48% 증가)
• 북미 : 17만 대 이상(10% 증가)
• 기타 지역 : 14만 대 이상(55% 증가)
로모션 데이터 매니저 찰스 레스터(Charles Lester)는 지역별 편차에도 불구하고 2025년까지 전기차 보급률은 여전히 가파르게 상승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우 올해 상반기 월평균 36%의 고성장을 보였으나, 정부가 2025년 이후 적용될 일부 보조금(배터리 전기차 및 PHEV 구매 인센티브) 집행을 잠시 중단하면서 7월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BYD(심천증권거래소: 002594)는 7월 등록 대수가 세 달 연속 감소했다. BYD는 2024년에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로 올라섰으나, 내수 둔화 압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은 탄소중립 목표 가속화를 위한 각국 지원책에 힘입어 7월 EV 판매가 48% 급증했다. 특히 독일, 프랑스, 영국은 구매 보조금과 세제 감면을 동시에 확대하며 전기차 수요를 끌어올렸다. 북미는 10% 성장에 그쳤지만, 이는 9월 말 연방 세액공제 축소를 앞둔 대기 수요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향후 전망
레스터 매니저는 중국은 8월부터 보조금 재원이 다시 투입될 예정
이라며 내달부터 판매 성장세가 회복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면 미국은 세액공제 축소로 4분기 수요 정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시각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2025년~2030년 사이 전기차 전환의 중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내다본다. 총소유비용(TCO) 관점에서 배터리 전기차의 경제성이 내연기관을 추월하는 전환점이 서서히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배터리 가격 하락, 충전 인프라 확대, 정부 탄소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전기차 침투율은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다만 지역별 정책 변화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리튬·니켈·코발트 같은 핵심 소재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 제조원가 부담이 늘어, 일부 완성차 업체가 가격 인상 또는 신차 출시를 미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충전 인프라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결론적으로, 7월의 성장 둔화는 구조적 침체라기보다 정책 공백기에 따른 일시적 숨 고르기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유럽과 기타 신흥 시장의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어, 글로벌 전기차 전환 흐름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