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발 경제 정책 소식이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회의 공석을 메우기 위해 지명된 임시 이사 후보로서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전에 상원의 인준 절차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폭스 비즈니스(Fox Business)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경제적 전문성과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정파적 기준이 아닌 실용적 관점에서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란 후보가 9월 Fed 정례회의 전까지 자리를 맡을 수 있도록 의회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베센트 장관은 또한 2026년 1월 임기가 시작될 또 다른 연준 이사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폭넓은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으며, 구 연준 의장인 재닛 옐런까지도 검토 대상에 포함될 정도로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정치적 성향을 가리지 않고 능력 중심으로 인물을 선택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주요 인물·기관 소개
• 스티븐 미란 : 현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으로 재무부·학계·민간 금융권을 두루 거친 거시경제 전문가다. 임시 이사로 인준되면 통화정책 결정권을 지니게 된다.
•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 : 미국 중앙은행 체제의 핵심 의사결정기구로, 의장 포함 7명의 이사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현재 공석이 생기면서 6명이 활동 중이다.
• 상원 인준 절차 :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자는 상원 은행위원회의 청문회를 거쳐 상원 본회의 표결에서 단순 과반 찬성으로 확정된다. 일정이 지연되면 연준의 정책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
정책·시장 영향 분석
연준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와 양적긴축(QT) 속도를 다시 점검할 예정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공석이 채워질 경우 “의사결정 안정성이 높아지고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란 후보는 재무부 차관보 시절 ‘균형 재정 중시’와 ‘완화적 통화정책 선호’ 사이에서 중도적 태도를 보였다는 평을 받는다.
만약 9월 회의 이전 인준이 무산될 경우, 연준 의사결정은 6명의 현 이사 체제로 유지된다. 이 경우 6인 체제 특성상 3대3 동수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주요 정책 변경이 표류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금리 선물시장과 채권시장에서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
배경·맥락
연준 이사회는 법적으로 7석이지만, 역대 정부마다 공석이 장기화되는 사례가 잦았다. 트럼프 행정부도 초기에는 공화당 성향 학자들을 집중 발탁했으나, 2024년 중반부터 ‘능력주의 확대’ 기조로 전환했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이러한 인사 철학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긴급 상황에서 전문성을 최우선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재닛 옐런 전 의장을 고려했다는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옐런은 민주당 정권에서 중시된 인물이지만, 공화당 대통령이 기용을 검토했다는 점에서 초당적 경제 운용 가능성, 나아가 투자심리 안정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전문가 견해*
“베센트 장관이 언급한 ‘이념보다 경제’라는 문구는 미국 통화·재정정책의 연속성 유지에 방점을 찍는다. 미란 후보가 조기 인준될 경우, 9월 FOMC는 ‘민주·공화당식 블렌드’라는 상징성을 지니며 시장 소통력을 강화할 것이다.” — 뉴욕 소재 투자은행 이코노미스트
*기고 전문가는 기사 작성과 무관하며, 발언은 해당 방송 인터뷰 직후 별도 분석 보고서에서 인용했다.
또한 워싱턴 정가에서는 “상원 은행위원회가 휴회 기간을 단축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청문회 일정이 빠듯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베센트 장관은 “상원 지도부와 협조해 필요한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용어 풀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 미 연준 내 금리·자산매입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다. 이사회 7명과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중 5명이 표결권을 갖는다.
임시 이사(Acting Governor) : 정식 임기를 채우지 못한 이사가 사임·사망 등으로 발생한 잔여 임기 동안 직무를 수행하는 인사다. 인준 과정·권한은 정식 이사와 동일하다.
향후 일정
• 8월 하순 :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 개최 가능성
• 9월 17~18일 : FOMC 정례회의 예정
• 2026년 1월 : 차기 이사 임기 시작, 대통령의 추가 지명 필요
베센트 장관의 발언 이후 미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bp 하락하며 시장의 ‘안도감’을 반영했다. 다만 일부 트레이더는 청문회가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옵션 시장을 통해 헤지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
이처럼 상원 인준 여부는 단순한 의회 절차를 넘어 통화정책, 금융시장, 정치적 상징성까지 다층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투자자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 대출금리, 기업 자금조달 비용 등 실물경제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