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경제 모멘텀·완고한 인플레이션 감안 시 기준금리 동결이 타당”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 대표적 매파로 꼽히는 제프리 스미드(Jeffrey Schmid)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현재 4.25%~4.50% 수준의 정책금리를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세 인상의 물가 영향이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을 “완화가 아닌 동결의 근거”로 해석하며, 최근 일부 동료 위원들이 내비친 ‘조기 인하’ 가능성과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2025년 8월 12일, 로이터 통신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스미드는 오클라호마에서 열린 경제개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고, 기업 심리도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자극도, 제약도 하지 않는 중립금리(neutral rate)’를 언급하며 “현재 정책금리는 중립 수준을 크게 넘어서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완만하게 긴축적인(modestly restrictive) 스탠스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세 충격 작지만, 이것이 곧 완화 신호는 아니다”

스미드 총재는 “관세 인상이 물가를 과도하게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점은 통화정책이 잘 보정(calibrated)돼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오히려 현 상태를 유지할 근거이지, 정책을 완화할 빌미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인플레이션은 결국 공급과 수요의 균형에서 결정된다. 수요가 급격히 둔화되는 신호가 확인될 때까지는 정책 스탠스를 바꾸지 않아야 한다.” — 제프리 스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그는 최근 고용 증가세가 둔화됐음에도 노동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solid)’고 평가했다. “노동시장 냉각이 관세 전가(pass-through)를 억제하는 완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수요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성급히 선회하면 물가를 되레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설: ‘중립금리’와 ‘모디스트 타이트’란 무엇인가?

일반 독자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중립금리’와 ‘모디스트리 스트릭티브’(modestly restrictive)라는 용어를 풀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중립금리(neutral rate)는 경제가 과열도, 침체도 아닌 잠재성장률에 맞춰 성장하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물가상승률과 성장률이 장기균형을 이룰 때의 금리라고도 불린다. 이에 비해 현재 금리가 중립 수준보다 높으면 긴축, 낮으면 완화를 뜻한다.

모디스트리 스트릭티브는 ‘완화적이지는 않지만, 과도하게 경기를 억누를 정도의 강경 긴축도 아닌 절제된 긴축 상태’를 의미한다. 스미드 총재는 현 금리 수준을 바로 이 범주로 정의하고 있다.


스미드의 ‘인내’와 다른 위원들의 ‘비둘기파’ 전환

스미드는 “내가 말하는 ‘인내(patient)’는 단순히 데이터를 기다린다는 ‘wait-and-see’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향후 수개월 내에 관세 인상이 일시적 충격인지, 구조적 물가 압력인지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최근 연준 내부에서는 고용시장 냉각과 상품 가격 하락 등을 근거로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비둘기파(doves)’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스미드는 견조한 수요와 완고한 서비스물가를 거론하며 “성급한 선회는 더 큰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전문가 시각: 시장에 주는 시사점

스미드 총재의 발언은 채권시장달러 인덱스에 즉각적인 파급력을 갖는다. 금리 동결 기간이 길어질수록 장기물 금리는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고, 달러 강세가 지속될 여지가 커진다. 동시에 위험자산 선호도는 제한될 공산이 크다.

다만 시장참가자들은 최근 연준 내부에서 감지되는 ‘다양한 목소리’를 주목해야 한다. 중립금리 추정치 자체가 변동성이 큰 개념이기 때문이다. 만약 향후 발표될 고용보고서PCE 물가 지표가 급격히 둔화될 경우, ‘동결 기간’ 가정은 빠르게 수정될 수 있다.


향후 체크포인트

9월 FOMC 성명문 속 중립금리 관련 문구*
3분기 기업실적에서 나타날 소비 둔화 여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재정정책 논의 등이 연준의 스탠스 변화에 영향을 줄 핵심 변수다.

* 중립금리 표현이 삭제되거나 완화로 해석될 경우, 시장은 조기 인하 기대를 키울 수 있다.


스미드 총재는 마지막으로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꺾이는 신호가 포착된다면 통화정책 전망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연준의 정책 기조가 여전히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임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미미하다는 사실이 ‘거꾸로’ 정책금리 인하를 늦추는 근거가 되고 있다. 시장은 금리 동결 장기화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연준 내부 논쟁이라는 두 축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