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소비자물가 0.2% 상승…예상치 부합, 연 2.7% 유지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2% 상승해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이는 6월(0.3%)보다 상승폭이 둔화된 수치다.

2025년 8월 12일, RTT뉴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이 크게 확대되지 않았음에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월별 CPI 상승률0.2%를 기록했지만, 연간 기준 상승률은 2.7%로 6월과 동일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연간 상승률이 2.8%로 소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결과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주거비(셔터) 지수는 2개월 연속 0.2% 상승해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를 견인했다. 반면 에너지 물가는 6월 0.9% 상승에서 7월 -1.1%로 급락했으며, 특히 휘발유 가격이 2.2% 추락해 에너지 부문의 하락폭을 키웠다.

식품 물가는 전월 0.3% 상승 후 7월에는 보합(0.0%)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가정 내 식품 가격은 0.1% 하락했으나, 가정 외 식품 가격은 0.3% 올랐다.


핵심지표(근원 CPI) 동향

식품·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는 7월 0.3% 상승해 6월(0.2%)보다 확대됐으며, 시장 컨센서스와 동일한 결과다.

근원 CPI의 연간 상승률은 6월 2.9%에서 7월 3.1%로 가속됐다. 다만 전문가 예상치였던 3.0%를 소폭 상회해, 인플레이션 기조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근원 CPI 상승은 주거비 증가 외에도 의료 서비스, 항공료, 레크리에이션, 가구 및 가사 운영, 중고차·트럭 가격 오름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호텔·모텔 등 숙박통신 요금은 하락해 일부 상쇄 효과를 냈다.

“연준이 헤드라인 지표보다 근원물가를 더 중시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번 보고서만으로 9월 금리 인하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 — 크리스 자카렐리(Chris Zaccarelli) / 노스라이트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자카렐리 CIO는 오는 9월 5일 고용보고서, 9월 11일 CPI 발표가 연준의 다음 회의(9월 예정)에서 금리 결정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전문가 해설 및 용어 설명

근원 CPI는 식품·에너지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해, 인플레이션의 기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다. 연준은 일시적 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물가 흐름을 평가할 때 근원 지표를 중시한다.

주거비 지수는 임대료, 주택 소유비용을 포함하며 CPI에서 가장 비중이 큰 항목이다. 최근 미국 주택시장 공급난과 임대료 상승으로 CPI 상방 압력을 지속적으로 유발하고 있다.

휘발유 지수는 국제 유가, 정제·유통 비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7월 급락은 OPEC+ 증산 기대와 수요 둔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 및 정책 전망

물가 둔화 흐름에도 근원 지표가 예상보다 강한 만큼, 연준이 9월 회의에서 즉각적인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지에 관해 시장은 엇갈린 기대를 보이고 있다. 이미 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연준은 “데이터에 기반한 접근”을 강조하고 있으며, 고용·물가 지표가 혼조를 보일 경우 동결 시나리오가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들은 9월 전까지 발표될 8월 고용지표8월 CPI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근원 인플레이션이 다시 3%대를 하회하면 연내 2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지만, 3% 이상 고착되면 일시적 인하 이후 인내 모드가 지속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주거비·서비스 물가가 완만한 하락세로 전환돼야만 물가 목표(2%대 중반 이하) 달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자 시각

이번 물가 결과는 헤드라인 상승률 둔화에도 근원 부문이 견고함을 다시 확인해 “안도와 경계가 공존”하는 상황을 드러냈다. 특히 주거비처럼 구조적·지속적 요인이 물가를 지탱하는 한, ‘단기간 내 물가 목표 복귀’ 시나리오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시장은 연준의 ‘데이터 종속적’ 행보를 두고 매 회의마다 ‘인내 테스트’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추가로, 소비자 체감이 큰 식품·에너지 가격 변동성은 정치적·사회적 파급력이 높아, 미국 대선 시즌이 본격화될 내년까지 인플레이션 논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7월 CPI는 “금리 인하를 지지할 만큼 낮지도, 긴축을 촉발할 만큼 높지도 않은” 절묘한 수준으로 평가되며, 자산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데이터 이벤트 드리븐’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