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 245억 달러 규모 추가 자금 조달 결정
가상자산 채굴기업 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티커: NASDAQ IMMR, NYSE BMNR)가 자사 at-the-market(ATM) 공모 한도를 245억 달러까지 대폭 늘리기로 하면서 12일(현지시간) 개장 초 주가가 6% 급락했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같은 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보된 증권신고서 (prospectus supplement)를 제출해 기존 공모 계획을 정정했다. 이번 정정은 지난 7월 24일 20억 달러에서 45억 달러로 키운 지 불과 보름 만에 다시 한 번 상향한 것이다.
ATM 공모란 무엇인가
ATM(At-the-Market) 공모는 기업이 필요 시점마다 시장가격으로 신주를 발행·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통상 ‘계속 공모’ 혹은 ‘시장 직상장’으로도 불리며, 1대규모 공모보다 2시기와 금액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다만 이미 발행된 주식보다 신주가 늘어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희석화·dilution)이 발생해 주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BitMine은 7월 9일 Cantor Fitzgerald & Co.와 ThinkEquity LLC 두 곳과 판매 대리점(sales agent)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신주를 수시로 발행·판매할 법적 틀을 마련했다. 이번 정정 신고서 역시 해당 협약 범위 안에서 이뤄졌다.
가파른 이더리움 매집…“세계 최대 ETH 트레저리”
회사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 주 동안 BitMine은 20억 달러어치의 이더리움(ETH)을 추가 매입해 총 보유액을 49억 6,000만 달러로 늘렸다. 비트마인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ETH 트레저리(금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가상화폐 보유액은 49억 8,000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시장 관측통들은 회사가 자금을 신속히 확충해 채굴 설비와 코인 매입을 병행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증자 전략은 단기적으로 주식가치 희석 우려를 키워 주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주가 변동성과 투자자 시각
12일 오전 10시 30분(동부 표준시) 기준 BitMine 주가는 6% 하락한 11.84달러에 거래됐다. 전일 종가 12.60달러와 비교하면 약 0.76달러 빠진 수치다. 같은 시각 나스닥 종합지수는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개별 하락 요인이 두드러졌다.
희석화(dilution) 효과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주당순이익(EPS) 감소뿐 아니라, ATM 판매가 진행되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정책을 병행하기 어렵다”면서 “단기 유동성 강화가 장기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고 평가한다.
다만 일부 가상자산 전문 펀드는 BitMine의 대규모 ETH 보유를 강조하며 “이더리움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경우 회사 순자산가치(NAV)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재무적 배경과 향후 과제
BitMine은 2024 회계연도에 8억 4,000만 달러의 매출과 1억 9,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채굴 인프라 효율화와 저탄소 전력원 전환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ATM 확대가 설비 확장 및 코인 보유 확대 전략의 재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거시 경제 변수,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동향과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을 최대 위험요인으로 지목한다. 금리가 오르면 성장주와 가상자산 관련 종목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밸류에이션 압박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개념 정리: 희석화와 ATM 공모
희석화(dilution) : 새 주식이 발행돼 전체 유통 주식수가 늘어나면 기존 주주가 보유한 한 주당 지분율이 줄어드는 현상이다. 이는 통상 EPS, 주당 순자산가치(BVPS) 등 주주가치 지표를 약화시키며, 배당 기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TM 공모 : 통상 수개월·수년에 걸쳐 필요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수시 공모’ 방식으로, Follow-on Offering(추가 상장)과 구별된다. 시장가로 바로 신주를 파는 만큼 공모 주관사 비용을 절감하되 발행가격 변동성이 큰 편이다.
향후 전망
BitMine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신규 자금은 고효율 냉각기술 및 재생에너지 기반 데이터센터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탄소배출 감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업계는 이더리움 ‘프로토-댕크샤딩(Proto-Danksharding)’ 업그레이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추가 승인 등 대형 이벤트가 겹치는 2025~2026년이 회사 실적 반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단기 주가 충격을 감수하고서라도 채굴 플레이어→가상자산 운용사로 변신하려는 BitMine의 전략이 유효할지 여부는 가상자산 시세와 규제 환경, 그리고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조달 여건에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