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지표 발표 앞두고 뉴욕증시 약세 마감

뉴욕증시가 이번 주 예정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를 앞두고 차익 실현과 포지션 정리에 나선 투자자들의 매도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25% 내린 5,343.11,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45% 떨어진 39,442.18, 나스닥100 지수는 0.36% 하락한 19,734.82에 각각 마감했다.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28%,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40% 하락 마감했다.

2025년 8월 1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장 초반 지수는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으나,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 심리가 우위를 점하면서 결국 하락 전환했다. 특히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88%까지 높아지면서, 그간 상승폭이 컸던 기술주 및 성장주에 대한 이익 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시장 변동성의 직접적 배경은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의 발언이었다. 보우먼 이사는 토요일 “노동시장 여건의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해 올해 3차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으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9월·10월 FOMC 회의에서 연속적인 금리 인하 시나리오까지 가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인하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불안이 동시에 부각돼 주가에는 상충 압력으로 작용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실망감을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금요일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탐색적 만남(feel-out meeting)일 뿐”이라며 성과 기대를 낮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영토 양보는 없다”고 선을 그어, 전쟁 조기 종결 가능성은 한층 약화됐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기관 수요 확대에 힘입어 4주 만에 최고치인 71,400달러선까지 올라 하루 동안 1% 넘게 상승했다. 시장조사 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암호화폐 국고 성격의 상장차량(Treasury companies)들은 현재 1,13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이에 따라 코인베이스(COIN),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등 관련주도 1% 이상 동반 상승했다.

무역·관세 뉴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만료될 예정이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유예 조치를 90일 연장한다고 전했다. 앞서 대통령은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미국 내 생산 계획을 제시할 경우 예외를 인정할 방침이다. 또한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인도산 수입품 관세율도 25%에서 50%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 모든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올해 2.3%에서 2025년 15.2%까지 치솟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이번 주 주요 경제 일정은 1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7월 CPI(전년 대비 2.8% 예상)와 근원 CPI(3.0% 예상), 그리고 14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22만5천 건), 15일 7월 PPI(2.5% 예상)·근원 PPI(2.9% 예상), 16일 7월 소매판매(전월 대비 0.5% 예상)·제조업 생산(보합 예상), 같은 날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62.0 예상) 등이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FOMC에서의 25bp 금리 인하 확률을 88%, 10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할 확률을 62%로 반영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S&P500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이 9.1%로, 어닝시즌 이전 예상치(2.8%)를 크게 웃돌았다고 집계했다. 82%의 기업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을 공시했다.

해외 주식시장 동향

유럽 유로 Stoxx50 지수는 0.30% 하락해 1주 만에 하락 전환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4% 올라 10개월 최고치,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산의 날 휴장으로 거래가 없었다.

채권시장에서는 9월 만기 10년물 미 국채선물이 2틱 상승했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4.279%로 0.4bp 하락했다. 보우먼 이사의 발언과 스티븐 미란 차기 연준 이사 지명 소식이 금리 인하 기대를 부추겼다. 독일 10년물 분트금리는 2.696%(+0.6bp),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565%(-3.6bp)를 기록했다.

중요 개별 종목 움직임

• 월요일닷컴(MNDY) – 연간 매출 가이던스 상향 불발로 29% 급락
• C3.ai(AI) – 실적 경고와 함께 DA 데이비슨의 투자의견 하향으로 25% 급락
• TKO 그룹(TKO) – UFC 중계권 확보 소식에 10% 급등
• 마이크론(MU) – 4분기 매출 전망 상향 조정으로 4% 상승

하루 동안 변동 폭이 컸던 종목들은 대부분 실적 가이던스 수정, 투자의견 변경, 인수·합병 뉴스 등에 즉각 반응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일반 가계가 구입하는 재화·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 지표다. PPI(생산자물가지수)는 생산 단계에서의 물가 변동을 알려 주어, 통상 1~2개월 후 CPI 변화에 선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연방기금선물(FF선물)은 FOMC 차기 회의의 정책금리를 미리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시장이 예측하는 금리 인하·인상 확률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도구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 물가 지표 결과가 9월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짓는 최종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발표 전후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포트폴리오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