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영국에 본사를 둔 다중자산 거래 플랫폼 eToro가 2025년 2분기에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암호화폐와 주식 중심의 소매 투자 열기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2025년 8월 12일,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eToro는 4~6월 회계분기에 주당 0.56달러(조정 기준)의 순이익을 달성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0.50달러)를 12% 상회했다. 실적 발표 소식이 전해진 직후 프리마켓에서 주가는 약 1% 상승했다.
이 회사의 핵심 수익 지표인 순 기여도(Net Contribution)*는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2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eToro 측은 “거시 불확실성과 무역 관세 이슈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소매 투자자들이 리스크 자산에 대한 높은 관심을 유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소매 투자자들의 변동성 선호… ‘디핑 바이’(Buy the dip) 전략 부각
올해 들어 글로벌 증시, 특히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면서 ‘기술주·가상자산’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정책 변화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를 기회로 간주해 저가 매수(dip buying)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한다.
“전통적 기관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축소할 때, 소매 투자자들은 오히려 변동성 장세를 활용해 수익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 로이터 통신 분석
이에 힘입어 eToro의 예탁금 보유 계좌(Funded Accounts)는 3분기 만에 14% 늘어 363만 개를 돌파했다. 특히 밀레니얼과 Z세대가 전체 신규 가입자의 62%를 차지해 ‘모바일·소셜 중심’ 투자 트렌드를 재확인했다.
플랫폼 경쟁 구도 변화… 월가 전통사와의 격차 축소
로빈후드, 업홀드 등 신생 핀테크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eToro는 낮은 수수료·직관적 모바일 UI를 무기로 월가 전통 증권사의 아성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2025년 2분기 기준 eToro의 관리 자산(AUA)은 전년 대비 54% 급증한 175억 달러에 달한다.
eToro는 지난 5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22달러) 대비 6.3% 오른 23.39달러에 마감해 ‘빅 IPO’ 대열에 합류했다. 이 같은 자본시장의 관심은 핀테크+소매 투자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석된다.
낯선 용어 해설
* 순 기여도(Net Contribution)란 총수익에서 암호화폐 원가와 마진 이자비용을 차감한 지표다. 쉽게 말해 플랫폼이 투자자 주문 처리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창출한 ‘순수 영업이익’의 근사치로 이해하면 된다.
펀디드 어카운트(Funded Account)는 투자자가 최초 입금까지 완료한 계정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회원가입 계정과 달리 실제 거래가 가능한 ‘활성 투자 계좌’ 지표이므로 플랫폼 성장성을 가늠하는 핵심 잣대가 된다.
기자 시각: 향후 전망과 의미
국내외 자본시장에서는 비전통적 투자 행태가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필자는 특히 ‘게임화된 트레이딩(Trading Gamification)’이 투자교육과 투자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고 본다. 손쉬운 접근성은 분명 혁신이지만, 과도한 레버리지·파생상품 노출은 법적·윤리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eToro의 성과는 한국 증권·핀테크 업계에도 시사점이 크다. 국내 플랫폼이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하려면 다중자산 지원·사회형 거래(Social Trading) 기능을 고도화하면서 동시에 안전장치(KYC·AML)와 투자자 보호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는 규제 리스크를 줄이면서 성장 서사를 이어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아울러 암호화폐 과세·신탁 규정 등 정부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어야 국내 개인투자자의 글로벌 자산 배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