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2분기 GDP 4.4%↑…정부, 2025년 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

싱가포르 정부가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도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하방 위험을 경고했다. 이번 결정은 2분기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던 데 따른 것이다.

2025년 8월 1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통상산업부(MTI)는 2분기 GDP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공개된 잠정치(4.3%)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싱가포르 전경

MTI는 2025년 연간 성장률 전망기존 0.0%~2.0%에서 1.5%~2.5%로 상향했다. 이는 상반기 경제가 예상보다 견고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미국 정부가 글로벌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하자 MTI는 전망치를 1.0%~3.0%에서 1.0%~3.0%로 한 차례 낮춘 바 있다.


◆ 분기별 흐름과 정책 평가

계절조정 기준 전기 대비 성장률(quarter-on-quarter, QoQ)은 2분기에 1.4%를 기록했다. 이는 잠정치와 일치하며 1분기 -0.5% 수축에서 뚜렷한 반등을 나타낸다.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가 확인됐지만, 남은 연도에도 불확실성이 짙다”고 MTI는 밝혔다.

싱가포르 통화당국(MAS) 수석 이코노미스트 에드워드 로빈슨은 기자회견에서 “국내 성장과 물가 흐름을 감안할 때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적절하다”며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 점진적(gradualist)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수출·관세 변수

무역진흥기관 엔터프라이즈 싱가포르는 비(非)석유 국산품 수출(NODX) 전망을 올해 1%~3% 증가로 유지했다. 기관은 “상반기가 예상보다 강했으나, 하반기엔 일부 약세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5년 8월 7일부터 상호 관세가 재개되면 글로벌 무역과 실물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추가로 반도체·제약 산업에 고율 관세를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수입에 약 100% 관세, 제약 제품에는 18개월 내 150%에서 최종 250%까지 단계 인상할 계획이다.

“미국 내 생산 시설을 보유하거나 투자 의사를 밝힌 기업만 예외”

라는 조건도 달았다.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싱가포르의 대미(對美) 수출 중 제약이 12.3%, 반도체가 1.6%, 그 외 전자·장비가 15.0%를 차지했다. 따라서 미국 관세가 현실화되면 제약·반도체 업종이 직격탄을 맞을 공산이 크다.

싱가포르는 국내총생산의 3배에 달하는 교역 규모를 자랑하는 글로벌 해상 허브다. 관세 장벽이 확대되면 직접적인 수출 감소뿐 아니라 환적·물류 부문의 연쇄 영향도 불가피하다.


◆ 추가 용어 설명

① 계절조정 전기 대비 성장률(QoQ)은 분기별 경제 활동의 변화를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뒤 직전 분기와 비교하는 지표다. 이를 통해 단기적인 경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②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란 상대국이 부과하는 관세 수준에 맞춰 동일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되돌려 부과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무역 보복의 성격이 강해 세계 교역량을 위축시킬 수 있다.


◆ 기자 관전평

싱가포르는 규모는 작지만 첨단 제조와 금융 서비스를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다변화해 왔다. 이번 상향 조정은 국내 경제 기초체력의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지만, 미·중 갈등 심화와 글로벌 관세 전쟁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한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 특성상 외부 수요 변동에 취약하므로, 서비스 산업 고도화와 내수 확충이 중장기 과제로 지적된다.

또한 MAS가 강조한 점진적 접근은 통화정책의 급격한 변화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전략이다. 향후 미 연준(Fed)의 금리 경로와 인플레이션 추이가 싱가포르 환율정책(관리 변동 환율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성장률 조정은 ‘숫자’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정부는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동시에 불확실성 경고를 반복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에게도 리스크 관리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요구된다는 신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