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평화협상 회의론에 국제유가 초기 낙폭 만회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물(티커: CLU25) 선물 가격이 11일(현지시간) 0.08달러(0.13%) 상승한 배럴당 60.75달러*가정된 종가로 마감했다. 반면 9월물 RBOB 휘발유(티커: RBU25) 선물은 0.095달러(0.46%) 하락한 갤런당 20.42센트로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1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유가와 휘발유 가격은 장 초반 달러 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기대 속에 압박을 받았으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이 휴전에 대한 낙관론을 약화시키면서 유가가 낙폭을 회복했다.

이날 달러인덱스(DXY)는 1주 만에 최고치로 올라 원자재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미·러 간 전쟁 종식 논의가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공급 확대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 양보는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일축하면서 전쟁 조기 종식 가능성은 후퇴했다.


트럼프–푸틴 회담 기대와 공급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금요일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며, 이는 제재 완화에 따른 글로벌 원유 공급 증가 가능성과 맞물려 시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휴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국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8월 6일에는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다는 이유로 인도산 제품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했다. JP모간체이스는 “세 자릿수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OPEC+의 예비생산능력 부족 탓에 심각한 공급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OPEC+ 증산 결정과 재고 동향

OPEC+는 8월 2일 회의에서 9월 1일부로 일평균 54만7천 배럴 추가 증산을 승인했다. 이는 2년간 유지된 감산을 2026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해제해 총 220만 배럴을 복원하려는 계획의 일환이다. 다만 조직은 “수요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 시 증산을 보류하거나 철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고가 하루 100만 배럴씩 증가하고 있어 2025년 4분기에는 수요 대비 1.5% 초과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7월 OPEC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2만 배럴 감소한 2,831만 배럴을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의 추가 대러 제재

EU는 최근 러시아의 군사행동을 이유로 20개 러시아 은행의 SWIFT 퇴출러시아 정제유 우회수출 제한을 포함한 새 제재안을 승인했다. 인도 비다브야 지방에 위치한 러시아 로스네프트 지분 보유 정유시설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이에 따라 러시아 ‘그림자 선단’ 소속 선박 105척이 추가 제재 대상이 돼, 총 400척 이상이 제재를 받는다.


재고·생산·시추 현황

탱커 분석업체 Vortexa에 따르면 8월 8일 기준 7일 이상 정박 중인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5% 감소한 8,052만 배럴로 집계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보고서(8월 6일 발표)에 따르면 8월 1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6.5% 낮고, 휘발유 재고는 0.3% 낮으며, 중간유분 재고는 16.1% 낮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량은 주간 기준 0.2% 감소한 일평균 1,328만4천 배럴로, 2024년 12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1,363만1천 배럴)보다는 소폭 적다.

석유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는 8월 8일로 끝나는 주간에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가 1대 증가한 411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3년 9개월래 최저치(410대)를 근소하게 웃돌지만, 2022년 12월 고점(627대)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용어 해설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 서부 텍사스 지역에서 생산되는 기준유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대표 원유 선물이다. RBOB(Reformulated Gasoline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는 휘발유의 일종으로, 환경 규제에 맞춰 산소 첨가제를 배합하기 전 단계의 제품을 의미한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원문 저자인 리치 애스플런드는 해당 종목에 대한 직접·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