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CPI 불안에 투자심리 위축…나스닥 사상 고점에도 월가 하락 마감

ORLANDO(플로리다)발 ─ 세계 금융시장은 12일(현지시간) 비교적 차분한 출발을 보였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으나, 기업 실적·경제지표 일정이 가벼웠던 만큼 투자자들은 최근 관세 관련 소식과 13일 예정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유지했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월가의 세 주요 지수는 0.3~0.5%가량 하락 마감하며 반락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해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했으나, 막판 차익실현 매물에 상승 폭을 반납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관세·인플레이션’ 이중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필자의 칼럼 ‘Trading Day –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는 힘을 읽다’는 이날 미국 노동시장 통계가 엇갈린 신호를 보내는 가운데 어떤 지표가 가장 신뢰할 만한지에 주목했다. 특히 계속 실업수당 청구(continuing claims)가 시야를 밝히는 새로운 지표가 될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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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은 여타 읽을거리도 제시했다. 예컨대 ‘연준 구조와 금리만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마이크 돌런), ‘트럼프가 지명할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엔비디아(NVDA)의 차세대 AI 칩 중국 판매 허용 가능성’ 등이다.

● 이날 시장 요약
외환(FX) – 달러지수 0.4% 상승. 비트코인은 한때 1개월 만의 최고치인 12만2,000달러를 넘겼으나 종가는 하락 전환.
주식 – 나스닥·호주 증시 신고가. 다만 S&P 500·다우·나스닥100 등 월가 대표 3대 지수는 0.3~0.5% 하락.
섹터·종목엔비디아 사상 최고가 경신 후 약세 전환, 인텔 3.6% 상승, TKO 10% 급등. S&P500 에너지 업종 0.8% 하락.
채권 – 미 국채 수익률 전 구간 1bp 안쪽 등락, 최근 들어 보기 드문 조용한 세션.
원자재 – 금 1.4% 하락, 대두 선물 2.5% 상승. 모두 트럼프 발 관세 발언 영향.


관세·CPI 긴장에 위험자산 약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상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시한을 불과 수 시간 앞두고 90일 추가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투자자들은 이를 ‘브레이크를 밟은 격’으로 해석했으나, 근본적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험자산 매수세는 오히려 둔화됐다.

앞서 주말 동안

“엔비디아·AMD는 중국에 판매한 첨단 칩 매출의 15%를 미 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했다”

는 소식이 전해져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워싱턴 민간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제프 거츠 선임연구원은 “국가안보 위험이면 아예 판매를 금지해야 하고, 아니라면 매출 일부를 떼어낼 이유가 없다”며 ‘모호한 정책 기조’를 비판했다.

엔비디아는 12주 연속 주간 상승 시도를 이어가며 사상 최장 기록 경신을 노린다. 현재 시가총액은 S&P500 전체의 8%를 차지, 1981년 집계 이래 최대 비중이다.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는 7개 초대형 기술주는 S&P500 시총의 35.3%로 역대 최고치에 올라 ‘지나친 쏠림’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미국-브라질 관계는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페르난두 하지 재무장관은 이번 주 화상으로 예정됐던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대행과의 회담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브라질리아는 미국이 브라질산 일부 수입품에 부과한 50% 관세를 낮추려 했으나 협상 동력이 꺾였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를 둘러싼 관측도 무성하다. 월가·정치권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5월을 앞두고 최소 8명의 후보를 저울질하고 있다.

중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보다 큰 폭 하락,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 변동을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재점화했다. 이는 관세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미국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13일에는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해 3.60%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7월 CPI가 공개된다.


노동시장 ‘안개’…계속 실업수당 청구에 주목

연준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 건강도를 나타내는 최상의 지표로 ‘실업률’을 꼽아왔다. 현재 4.2%로 역사적 저수준이지만, 이는 후행지표인 데다 이민 축소·관세 부담 등 구조적 요인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경제성장률은 연율 1% 내외로 둔화, 고용 창출 역시 냉각 조짐을 보인다. 6월 JOLTS(구인·이직 조사)는 채용이 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7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수정치 포함 부진해 트럼프 대통령이 통계국장을 경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해고는 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관세·인플레 불확실성이 하반기에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거나, 팬데믹 직후 노동력 부족 트라우마를 여전히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간 초기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6,000건으로 1년 평균과 유사, 해고 급증 조짐은 없다. 반면 계속 실업수당 청구는 197만 건으로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TD증권 오스카 무뇨스 전략가는 “계속 청구가 220만 건에 달하면 실업률 4.5%와 맞물려 연준의 금리 인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은 6월 전망에서 연말 실업률 4.5%, 금리 50bp 인하를 가정했다. 시장은 실업률 4.3~4.4%에서 FOMC 균형추가 기울 것이라 관측한다.

한편 7월 평균 시급 상승률은 전년 대비 3.9%를 유지했고, 주당 평균 근로시간도 34.3시간으로 2년 평균과 동일해 ‘노동시장 둔화’ 시그널을 모호하게 만든다.

8월 FOMC 이전에는 고용·JOLTS 지표가 한 차례씩 더 발표된다. 투자자는 그 사이 주간 계속 청구를 통해 노동시장 체온을 실시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내일 주목할 이벤트

ㆍ호주 기준금리 결정
ㆍ인도 7월 CPI
ㆍ영국 7월 고용·임금
ㆍ독일 8월 ZEW 경기기대지수
ㆍ브라질 7월 물가
ㆍ미국 7월 CPI·연방예산
ㆍ리치먼드 연은 토머스 바킨·캔자스시티 연은 제프리 슈미드 연설

계속 실업수당 청구(Continuing claims)란 ▶ 초기에 실업수당을 신청한 뒤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해 지속적으로 급여를 받는 인원을 뜻한다. 경기 변곡점을 빠르게 포착할 수 있어 월가가 주목한다.

마지막으로, 본 기사는 로이터 통신 제이미 머기버 기자의 원문을 토대로 작성됐으며, 특정 인용구·수치·기관 이름 등 핵심 정보는 그대로 유지했다. 투자 판단은 독자 책임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