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지표 발표 앞두고 뉴욕증시 하락 전환

뉴욕증시가 이번 주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를 앞두고 약세로 돌아섰다. 11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0.16%,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40%, 나스닥100 지수는 –0.26%를 각각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변수, 그리고 대(對)중국 반도체 규제 완화 가능성을 동시에 주시하고 있다.

2025년 8월 11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미셸 보우먼 Fed 이사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을 지지하며, 올해 총 세 차례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이 시장에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신호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10년 만기 미국 국채(T-note) 금리는 2bp 하락한 4.26%까지 떨어졌다. 다만 소비자물가지수(CPI)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를 앞둔 포지션 정리(long liquidation)가 지수의 낙폭을 키웠다.

Fed 통계에 따르면 연방기금선물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89%로 반영하고 있으며, 10월 28~29일 회의에서도 62%의 인하 확률을 시사한다.

“노동시장 추가 둔화를 막고, 필요 이상의 통화긴축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 인하가 필요하다”는 보우먼 이사의 발언

은 시장의 정책 기대를 강화했다.

반도체 업종블룸버그 보도로 반등세를 보였다. 보도에 따르면 NvidiaAMD는 중국향 반도체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로열티 형태로 납부하기로 합의하며, 수출 규제 완화 기대를 키웠다. 동시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4분기 매출 전망을 기존 107억 달러(±3억 달러)에서 112억 달러(±1억 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3% 넘게 뛰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전 기대는 약화됐다. 전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알래스카 회담’ 추진 소식이 있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토 양보는 불가”라고 재차 못 박으면서 낙관론이 식었다.


경제 지표 및 통화정책 일정

• 13일(화) 발표될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8%로 전월(2.7%)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3.0%로 전망된다.
• 15일(목)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 5,000건으로 전주 대비 1,000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 같은 날 발표되는 7월 PPI는 2.5%(근원 2.9%)로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 16일(금)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자동차 제외 기준 0.3% 증가가 예상되며, 제조업생산은 전월과 동일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62.0으로 0.3포인트 개선이 전망된다.

CPI와 PPI는 소비자와 생산자 단계의 물가 상승률을 각각 측정하는 대표 지표다. 두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면 Fed의 완화 속도가 늦춰질 위험이 있다.


무역‧관세 이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반도체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미국 내 생산 설비 구축 계획을 증명하는 기업은 예외를 받을 수 있다. 전자제품 완제품에도 별도의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며, 인도산 수입품 관세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기존 25%에서 50%로 상향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조치가 시행되면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15.2%로 상승해 2024년(2.3%) 대비 약 6.6배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해외 증시

유럽 유로 Stoxx 50은 1주 최고치에서 –0.31% 하락 마감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개월 만의 고점에서 0.34%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니케이 225는 ‘산의 날’ 휴일로 휴장했다. 한편,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2.694%로 0.4bp 올랐고 영국 길트 금리는 4.563%로 3.8bp 내렸다. 스왑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할 확률을 6%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주요 종목 동향

ARM Holdings +3%
• ON세미컨덕터, AMD, 마벨 테크놀로지 +2% 이상
•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아날로그디바이스, 퀄컴, 램리서치 +1% 이상
인텔 +4%: 리프-부 탄 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라는 WSJ 보도 영향
알버말 +9%: 중국 리튬 광산 가동 중단으로 공급 타이트 우려
엘프 뷰티 +8%: 모건스탠리 ‘비중확대’로 상향, 목표주가 134달러
헤르시 –5%: 코코아 가격 6주 최고치 경신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
업스타트 –4%: 2032년 만기 5억 달러 전환사채 발행 계획 발표
먼데이닷컴 –26%: 2분기 현금성 자산 15억 9,000만 달러로 컨센서스(16억 1,000만 달러) 하회
C3.ai –23%: DA 데이비드슨, 실적 가이던스 하향 이유로 목표가 13달러로 제시하며 ‘언더퍼폼’ 하향

Tip: 미국 증시는 실적 시즌마다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여부가 단기 주가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 2분기 S&P 500 기업 중 82%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전체 이익 증가율은 9.1%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상자산 시장

비트코인 가격은 0.5% 이상 오르며 4주 최고치를 경신했다. 디지털 자산 재무회사를 포함한 기관투자가들이 총 1,13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코인게코 집계가 투자심리를 부각했다. 가상자산 관련주인 코인베이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마라홀딩스, 라이엇 플랫폼스는 모두 3% 이상 상승했다.


용어 풀이

T-note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2년 이상 10년 이하 만기의 중장기 국채로, 표준금리 벤치마크로 활용된다. PPI는 생산 단계에서의 물가를, CPI는 소비 단계에서의 물가를 측정하며 중앙은행 정책 결정의 핵심 지표로 쓰인다. 롱 리퀴데이션(long liquidation)은 보유한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는 행위를 뜻한다.

무역 관세(타리프)는 특정 국가 또는 품목에 대한 수입 가격을 인상하여 자국 산업 보호 및 대외정책 목적을 달성하려는 조치다. 관세 인상은 물가와 공급망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어 금융시장에 중요 변수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