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中 AI 반도체 ‘15 % 매출세’ 부과…글로벌 반도체 패권의 분수령 될까

이중석의 美·중국 반도체 지정학 심층 리포트


1. 서론: ‘15 % 매출세’라는 전례 없는 실험

2025년 8월 11일 CNBC·FT·WSJ 등 복수 매체는 엔비디아(Nvidia)AMD가 중국에 판매하는 차세대 AI 칩(H20·MI308)의 매출 15 %를 미국 연방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 통제와 재정 수취’를 결합한 첫 사례다.

이번 합의는 대(對)중 수출 전면 금지→다운그레이드 칩 허용이라는 기존 규제 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즉, “팔긴 팔되, 초과이익을 정부와 나눈다”는 새로운 룰을 도입한 셈이다.


2. 사실 관계와 주요 데이터

항목 내용 자료원
대상 칩 Nvidia H20, AMD MI308 (中전용 커스텀) FT 8/11
로열티율 중국 매출의 15 % CNBC 8/11
수출 재승인 시점 2025년 9월 1주차 예상 상무부 소식통
글로벌 AI GPU 수요 ’24 → ’27 연평균 +32 % Morgan Stanley
중국 데이터센터 투자비(CapEx) ’24 1,150억→’27 1,800억 달러 IDC 예측치

3. 정책 의도: ‘3중 레버’ 전략

  1. 기술 제어 – 미국이 수출 허가권을 쥐고 칩 성능·물량을 미세 조절.
  2. 재정 귀속 – 15 % 수취로 국가안보 기금(가칭) 조성, 국방·R&D 재투입.
  3. 공급망 압박 – 中 로컬 업체에 ‘미국 칩 vs 중국 토종칩’ 가격 격차를 고착.

결국 이는 딜레마 게임을 의도한다. 중국 클라우드 기업이 미국 칩을 쓰면 비용이 급등하고, 국산칩으로 전환하면 성능·생태계가 미흡하다. 이른바 “성능세 vs 코스트세” 양자택일 구조다.


4. 장기적 영향 분석

4-1) 엔비디아·AMD 수익성

  • 중국향 매출 비중 : 엔비디아 19 %, AMD 22 %(2024 연례보고서)
  • 15 % 로열티 납부 후 마진 희석폭 – 엔비디아 약 −250bp, AMD −310bp 추정(웰스파고 모델)
  • 하지만 판매 재개로 총매출 절대액은 증가 → EPS 영향 ±1 %P 수준 (세전)

4-2) 중국 AI 생태계

중국은 2027년까지 AI 칩 자급률 40 %를 목표로 하나, 설계 SW(EDA)·첨단 패키징에서 미국 의존이 여전하다. ‘15 % 세금’은 시간 벌기용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4-3) 글로벌 공급망 재편

TSMC·삼성 파운드리“중립적 생산자” 지위를 활용, 미국·일본·유럽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지리적 다변화 → 국가별 보조금 경쟁 가열.

4-4) 미국 재정·통상 정책

연 15 % ‘AI 칩세’가 2026년 기준 65억 달러에 달할 전망(백악관 OMB 내부 추산). 이는 CHIPS Act Ⅱ 재원 또는 연방 적자 보전에 사용될 가능성. 세수 의존이 고착되면 규제 완화가 쉽지 않은 구조적 역설이 생긴다.


5. 산업별 파급 효과

가) 미국 클라우드 / 하이퍼스케일러

  • MS·AMZN·GOOGL 등은 중국 리전 확장 시 추가 비용 우려↓(경쟁사 대비 가격 평준화 효과)
  • 그러나 EU·인도도 유사 모델 도입 땐 글로벌 총 코스트 ↑

나) 한국·대만 장비·소재주

  • 첨단 패키징 (APE · FC-CSP) 증설 수혜 지속
  • 다만 중국 내 성급한 국산화 투자 → 장비 발주 단기 급증, 3–4년 후 과잉설비 리스크

다) 반도체 ETF·파생상품

SOXX·SMH etf는 엔비디아 비중 8 %p 내외. 15 % 로열티는 PER 리레이팅보단 실적 가이던스 불확실성 요인이 커, 단기 조정→추세 복귀 시나리오 우세.


6. 시나리오 매트릭스

시나리오 中 국산化 속도 美 추가 규제 엔비디아 영향 글로벌 AI 속도
A. 현상 유지 보통 완만 매출 + 마진 소폭↓ 고속 성장 지속
B. 로열티 상향(20 %↑) 느림 강경 마진 −500bp 하드웨어 CAPEX 둔화
C. 갑작스런 금수 재개 가속 초강경 중국 매출 증발 글로벌 분절화 심화

7. 투자 전략 제언

① 반도체 중장기 코어 보유 – 엔비디아·TSMC·ASML 중심. 단, 블랙웰 B100 양산 전(’26 상반기) 변동성 활용 분할 매수 권고.
프론티어 AI 펀더멘털 벤치마크 – 미국 정부 세수 공통비용이 반영될 것이므로, 서비스 기업(메타·오픈AI) 수익성에 상향 압력.
③ 비-달러 지역 – 원화·TWD 강세 시 장비·소재 수출주 레버리지 ETF 고려.


8. 결론: ‘AI 칩세’는 게임 체인저인가 브리지론인가

15 % 매출세는 미·중 기술 전쟁이 금지→과세·관리 단계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단기적으로는 기업·투자자 모두 명확한 규칙이 생겼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① 미국 세수 의존 구조, ② 중국 자급률 압박, ③ 다른 국가의 ‘미러링 규제’ 가능성이 맞물려 글로벌 반도체 가치사슬을 지속적으로 재편할 전망이다.

결국 승부는 ‘혁신 속도 vs 통제 강도’의 시간 싸움이다. 엔비디아·AMD는 소프트웨어·생태계 락인으로 중국 고객을 묶어두는 한편, 중국은 칩·EDA·장비 국산화에 가속 페달을 밟을 것이다. 투자자는 이 거대한 줄다리기의 균형점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

작성자 : 이중석(경제 전문 칼럼니스트·데이터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