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 세계 2위 금광 업체 배릭 골드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브리스토가 미국이 도입을 검토 중인 금괴(골드바) 수입 관세가 광산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브리스토 CEO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금광 기업들은 ‘프라이스 테이커(price taker)’이기 때문에 관세가 실적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WGC)가 미국 정부로부터 관세 적용 범위와 세율 등 세부 사항을 기다리고 있다”
며, 관세 정책의 구체적 윤곽이 나와야 업계가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라이스 테이커’란 무엇인가*
원자재 시장에서는 참가자가 많고 상품의 품질이 표준화돼 있어, 개별 기업이 가격 책정력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금광 회사도 국제 금 시세를 그대로 수용해야 하므로, 관세·세금 등 외부 변수보다 시장 가격 변동성이 실적에 더 큰 영향을 준다.
사우디·파키스탄과의 ‘레코딕 구리·금 프로젝트’
브리스토 CEO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파키스탄 정부가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레코딕(Reko Diq) 구리·금광과 관련해 “배릭은 두 나라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동일한 조건 아래 각 정부와 직접 협상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레코딕 프로젝트는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사막지대에 매장된 구리·금 광맥을 개발하는 대형 사업이다. 사우디 PIF의 지분 참여 여부는 향후 자금 조달 구조와 현지 인프라 구축 속도를 좌우할 잠재적 변수로 꼽힌다.
말리 정부와의 갈등
말리 군사정부는 6월 배릭의 루울루-군코토(Loulo-Gounkoto) 금광 단지를 일시 국유화하며, “새 광업 계약 미체결”과 “세금 미납”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브리스토 CEO는 “현 단계에서 제3자에 매각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분기 실적
배릭은 2분기 금 가격 상승 덕분에 생산 감소(특히 말리 지역)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거뒀다. 구체적인 수치는 기사에 제시되지 않았으나, 회사 측은 “하반기에도 비용 절감과 투자 효율화로 마진을 방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 시각
금괴 관세가 실제로 시행되더라도 최종 소비자 가격이 소폭 인상될 가능성이 있으나, 글로벌 금광 기업은 대부분 생산-정제-판매까지 다변화된 공급망을 갖추고 있어 관세 회피를 위한 조정이 비교적 용이하다. 또한 미국의 금 소비량은 전체 시장의 9% 안팎으로 추정돼, 관세 영향이 지역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관세가 투자용 금괴·금화뿐 아니라 기업 간 장기 공급 계약에도 적용될 경우, 도매 스프레드(매도·매수 가격 차) 확대로 단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 용어 설명
*프라이스 테이커(price taker)는 시장에서 가격 결정권(price setting power)이 없는 참여자를 의미한다. 금·석유·구리 등 원자재 기업이 이에 해당하며, 이는 형성된 국제 시세를 그대로 받아들여 제품을 판매한다는 뜻이다.
시장 전망
금 가격은 2025년 들어 달러 약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온스당 2,30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배릭을 비롯한 대형 광산업체의 자유 현금흐름이 개선될 여지는 있으나, 각국 정부가 세입(稅入) 확대를 위해 광업 로열티·관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