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관련주가 8월 11일(현지시간) 급등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컨템퍼러리 암페렉스 테크놀로지(CATL)가 중국 장시성 이춘 프로젝트(Yichun Project)에서 운영 중인 광산의 생산을 전격 중단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1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CATL 측은 광산 채굴 허가(permitting)가 전날인 토요일 만료돼 생산을 멈췄다고 밝혔다. 회사는 ‘허가 갱신 승인과 동시에 즉시 생산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리튬 공급 차질을 즉각적으로 가격에 반영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본사를 둔 알버말(Albemarle, 종목코드 ALB)의 주가는 11 % 급등했다. 동시에 리튬·배터리 광산 기업들에 분산 투자하는 Sprott Lithium Miners ETF 가격도 약 6 %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와 기대 심리가 교차했다.
CATL 관계자는 CNBC에 “채굴 허가 만료로 인해 이춘 프로젝트 내 지앤샤워(Jianxiawo) 광구 생산을 일시 중단했으며, 행정 절차가 끝나는 즉시 생산라인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허가 갱신에 필요한 구체적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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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 Morgan Stanley은 이번 광산이 2025년 예상 전 세계 리튬 공급량의 약 4 %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공급·수요 균형이 빠듯한 상황에서 소폭의 공급 과잉이 2025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소량 흑자’ 전망이 ‘공급 부족’으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앤샤워 광구의 가동 중단 기간이 길어지거나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차질이 발생한다면, 올해 남은 기간 시장 균형점이 더 앞당겨질 수 있으며 리튬 가격 상방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 상품 전략가 에이미 고워(Amy Gower)는 노트에서 진단했다.
리튬(Lithium) 이란?
리튬은 배터리 양극 활물질의 기본 성분으로, 전기차·에너지 저장장치(ESS) 성장세와 궤를 같이한다. 리튬 가격은 공급 부족 시 극단적으로 상승하는 ‘수퍼사이클’ 특성을 지니며, 광산 개발 주기가 길고 기술·환경 규제가 까다롭다는 점이 가격 변동성을 키운다.
전문가 시각
한국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국내 양극재·전해질 소재 기업에도 중·장기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 우려가 커지면 배터리셀·완성차 업체가 원재료 선구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장기 공급 계약 체결 및 가격 전가(pricing power) 강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리튬 스폿 가격 급등→배터리 수익성 압박이라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어, 기업별 원가 구조에 대한 세밀한 점검이 요구된다.
ETF·관련 종목 동향
Sprott Lithium Miners ETF는 호주·중국·북미 리튬 광산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리튬 가격 변동의 레버리지 효과를 제공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해당 ETF뿐 아니라, 글로벌 리튬 ETF(LIT) 등 대안 상품들의 상대적 수익률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CATL은 이춘 프로젝트 외에도 중국 쓰촨성·광둥성 일대에 복수의 광산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시장은 ‘이춘 변수’가 중국 내 전체 리튬 공급망에 미칠 파급 효과를 주시하고 있다.
향후 허가 갱신 일정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리튬 현물·선물 가격의 변동성과 리튬 화학·광산 종목의 주가 흐름이 투자 심리를 좌우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허가 연장 여부가 조기에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돼 가격 변동 폭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