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마초 연방 재분류 검토 소식에 대마 관련주 급등

뉴욕 월가가 2025년 8월 11일(현지시간) 들썩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마리화나(대마초)의 연방 법률상 등급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퍼지면서, 대마초 관련 상장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열린 1인당 100만 달러 규모의 모금 만찬에서 측근들에게 “대마초를 덜 위험한 약물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투자자들은 연방 규제 완화 기대감에 즉각 반응했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종목은 캐노피 그로스(나스닥: CGC)로, 이날 주가가 19.2% 급등했다. 캐나다 기반의 이 업체는 식품·음료·건강보조 등 다양한 형태의 대마 제품을 보유하며 ‘세계 최대 대마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자주 언급해 온 기업이다. 그 뒤를 이어 틸레이(TLRY)가 17.7%, 크로노스 그룹(CRON)이 14.3%, 오로라 캐너비스(ACB)가 8.7%, SNDL(SNDL)이 6.6% 상승하며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대마초 ‘스케줄’ 재분류란 무엇인가?

미국 연방 마약 단속법은 향정신성 물질을 위험도·의존성·치료 가능성에 따라 1~5단계(스케줄 I~V)로 구분한다. 현재 대마초는 스케줄 I(헤로인·LSD 등과 동일)로 가장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재분류가 이뤄져 스케줄 III 이하로 하향되면, 의료·연구 목적 사용 확대와 함께 연방세 차감 제한 같은 금융·세제 장벽이 상당 부분 해소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급은 정확히 어느 스케줄로 변경할지 밝히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스케줄 III(코데인·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등과 동일 등급) 가능성을 거론한다. 만약 실제로 스케줄 III 이하로 하향되면, 업계는 현행 연방 세법 280E 조항(대마 기업의 비용 공제 불가)을 적용받지 않아 순이익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모금 만찬과 업계 로비

“우리는 연구 확대와 공정 과세를 요구하고 있다.” ― 트루리브(Trulieve) CEO 킴 리버스

이번 뉴저지 모금 행사에는 미국 다국적 대마 기업 트루리브 캔나비스의 킴 리버스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재분류 필요성을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마 업계가 수백만 달러 규모의 정치 후원금을 트럼프 진영에 기부해 왔다”고 보도했다.

캠페인재정 기록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마 기업·경영진들은 트럼프 관련 정치행동위원회(Super PAC)에 직·간접적으로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후원금-정책 맞교환’ 논란이 제기되지만, 업계는 “의료 연구와 소비자 안전을 위한 필수 절차”라고 반박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과제와 미완의 개혁

조 바이든 행정부 또한 2022년 10월 대마초 사범 대사면과 함께 재분류 검토를 지시했으나, 현재까지 최종 규제 변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규제 완화를 위한 연방 기관(보건복지부·마약단속국) 검토는 진행 중이지만, 대선이 임박하면서 정책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마 업계는 주(州) 단위 합법화가 빠르게 확산됐음에도, 은행 접근 제한·주간 이동 금지·과도한 세금 같은 연방 장벽 탓에 성장성이 억눌렸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분류 시사는 따라서 “연방-주(州) 괴리를 해소할 게임체인저”로 해석된다.


시장 반응과 전문적 통찰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대마 관련주는 변동성이 극심해 단기 급등 후 급락하는 경우가 잦다”며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만 이번 사안이 단순한 구두 발언을 넘어 구체적 정책안으로 발전할 경우, 1) 자본조달 비용 하락, 2)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3) 다국적 제약·주류사와의 M&A 활성화 등 다층적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의 견해로는, 재분류가 현실화돼도 FDA(식품의약국)의 제품 승인 절차와 각 주의 독자 규제는 여전히 관건이다. 특히 청소년 접근 차단·광고 규제와 관련된 사회적 논쟁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스케줄 I의 굴레를 벗어나는 순간 기관투자가 유입과 대형 헬스케어·소비재 기업의 합류가 가속화될 공산이 크다.


용어·배경 지식 보충

  • 280E 조항: 연방 세법상 ‘규제 약물’ 판매 기업은 비용 공제가 불가능해 높은 실효세율 부담.
  • 스케줄 I~V: 미국 마약 분류 체계. 숫자가 높을수록 규제 수준이 낮음.
  • Super PAC: 특정 후보·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무제한 후원을 받을 수 있는 독립 정치조직.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첫째, 마약단속국(DEA)이 보건복지부(HHS) 권고안을 언제, 어떻게 수용할지가 핵심이다. 둘째, 연방 의회가 SAFE 은행법(대마 기업의 은행 계좌 이용 허용)을 병행 처리할 경우 자본유입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셋째, 2024년 대선 국면에서 ‘대마 규제 완화’가 청년·흑인·히스패닉 표심을 자극하는 핵심 이슈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종합적으로,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대마 산업을 연방 차원에서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실제 정책화를 위해서는 행정부·의회·연방 기관 간 복잡한 절차가 남아 있지만, 시장과 투자자는 이미 가능성을 선반영하기 시작했다. 급등세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제도권 편입이 기업 가치와 고용, 세수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