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퍼리스, 매출 성장 둔화·경쟁 심화 우려로 트레이드 데스크 투자의견 ‘매수→보유’ 하향

[디지털 광고 플랫폼 업계 주요 뉴스] 글로벌 투자은행 제퍼리스(Jefferies)가 미국의 대표적 프로그램매틱(programmatic) 광고 기업 The Trade Desk(TTD)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 조정했다. 매출 성장세 둔화, 신흥 경쟁자의 공세, 그리고 경영진 교체에 따른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주가 재평가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제퍼리스는 TTD의 2분기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19%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는 1분기 25%에서 꺾인 수치이며, 시장 컨센서스였던 22% 이상에도 미달한다. 특히 회사가 제시한 3분기 가이던스 ‘최소 14% 성장’은 여타 글로벌 광고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매출 성장 둔화가 연결 TV(Connected TV·CTV) 광고 시장의 전반적 약세를 의미하는지, 혹은 트레이드 데스크가 시장점유율을 상실하고 있는지 아직 명확하진 않다. 다만 2분기의 비정상적 계절성 약세가 분명히 확인됐고, 이를 반영해 실적 추정치를 하향했다.” – 제퍼리스 보고서 중

① 경쟁 격화
제퍼리스는 아마존(Amazon)이 최근 로쿠(Roku)·월트디즈니(Disney)콘텐츠·광고 파트너십을 체결한 사실을 주목했다. 아마존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커머스 생태계를 앞세워 프로그램매틱 광고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트레이드 데스크가 직면한 경쟁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② 광고 예산의 이연(移延)
일부 광고주가 관세(tariff) 관련 불확실성에 따라 마케팅 예산을 1분기로 앞당겨 집행한 것도 2분기 실적을 깎은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미·중 무역 분쟁 재점화 가능성은 북미 소비·유통 업계를 중심으로 광고비 집행 시점을 조정하도록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③ 조직 개편·경영진 이탈
트레이드 데스크는 최근 수석재무책임자(CFO)·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고위 임원진이 교체되는 대대적 리오거나이제이션(reorganization)을 진행해 왔다. 제퍼리스는 “변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행 과정에서 내부 혼선과 고객 지원 지연이 발생했다”며 단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④ 신제품 ‘코카이(Kokai)’ 출시 지연
Kokai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차세대 입찰·타깃팅 플랫폼으로, 트레이드 데스크가 2024년 말 선보인 전략적 핵심 제품이다. 그러나 채널 통합·고도화 작업이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면서, 플랫폼 이전에 신중한 광고주들이 ‘지켜보기 모드(Watch & Wait)’로 전환한 것이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EBITDA 및 밸류에이션 축소
제퍼리스는 2025·2026 회계연도 조정 EBITDA(세전·금융비용·감가상각 전 이익) 전망치를 각각 1%, 6% 하향했다. 동시에 목표주가를 95달러에서 50달러로 47% 인하했다. 이는 2026년 예상 EBITDA의 17배 밸류에이션을 적용한 수치로, 종전 26배 대비 대폭 낮다.

제퍼리스는 TTD의 연간 매출 성장률을 2025년 17%, 2026년 18%로 전망하며, 마진 확대 여력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는 성장세를 회복시킬 확실한 모멘텀이 부족하지만, 2026년 미국 대선 사이클스트리밍 TV 광고 물량의 프로그래매틱 전환이 중장기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함께 제시했다.

[용어·배경 설명]
프로그램매틱 광고란 광고주가 설정한 타깃·예산·성과 지표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이 실시간 경매 방식(real-time bidding)으로 광고 인벤토리를 자동 매입·송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CTV 광고는 인터넷에 연결된 TV(스마트TV·스트리밍 기기) 환경에서 송출되는 동영상 광고로, 케이블·위성 대비 정교한 타깃팅이 가능하다. EBITDA는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감가상각과 이자·세금 등 비지속적 항목을 제외해 핵심 영업이익성을 보여준다.


시장·투자자 관전 포인트

첫째, 프로그램매틱 광고 업계의 경쟁 구도 재편이다. 아마존뿐 아니라 구글·메타 등 빅테크가 데이터 보유량을 무기로 광고 판매 방식을 고도화하면서, 독립 플랫폼(Independent DSP)인 트레이드 데스크의 차별화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둘째,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소비 경기 회복 속도가 광고 예산 회귀(回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광고주는 매크로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경기 민감형 산업군의 마케팅 스펜딩이 회복돼야 플랫폼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셋째, 쿠키리스(Cookieless) 환경 전환과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심화되면서, UID2 등 대안 식별자 솔루션을 주도하는 트레이드 데스크의 기술 역량이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UID2는 이용자의 이메일 해시값을 기반으로 한 오픈소스 식별 체계로, 광고 효율성과 프라이버시 보호 간 균형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기자 관점·전망

제퍼리스의 보수적 리포트는 투자 심리를 단기에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다만 대선·올림픽 등 글로벌 빅 이벤트가 몰려 있는 2026~2028년에는 디지털 광고 예산 자체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 특히 CTV 광고 거래가 기존 직접(Direct) 방식에서 자동화(Programmatic) 방식으로 넘어가는 추세는 트레이드 데스크에 여전히 긍정적이다.

결론적으로 제퍼리스의 목표주가 하향은 업계 전반의 저성장 우려를 반영한 ‘리밸류에이션’ 성격이 강하다. 향후 트레이드 데스크가 신규 솔루션 상용화 속도와 대형 광고주 유지율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핵심 모니터링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