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티커: NVDA)가 앞으로 수개월 동안 두 가지 주요 촉매를 바탕으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투자은행 웰스파고(Wells Fargo)는 8월 27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예정된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2026년 2분기 실적을 앞두고, 목표주가를 종전 185달러에서 220달러로 18.9% 상향 조정하고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재확인했다. 이는 지난 8월 8일 종가 대비 약 20.4%의 추가 상승 여력을 시사한다.
2025년 8월 11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중국 시장 재진출 가능성과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예외적으로 허용한 수출 라이선스가 엔비디아의 매출 공백을 단기간에 메워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엔비디아와 AMD(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가 중국에 특정 AI 가속기 칩을 판매할 때 매출의 15%를 미국 연방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해당 합의에 따라 엔비디아의 H20 GPU와 AMD의 MI308 GPU가 중국 내수용으로 재수출 허가를 받게 됐다. 웰스파고의 시니어 애널리스트 아론 레이커스(Aaron Rakers)는 보고서에서 “
H20 중국 수출 중단으로 2026 회계연도 2분기(7월) 분기에만 약 8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이 예상됐으나, 4분기(2026년 1월)까지 전액 만회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ADP(Automated Data Processing) 기계 수입·수출 지표도 긍정적이다. 레이커스는 “6월 미국의 ADP 기계 수입액과 7월 대만의 ADP 기계 수출액이 모두 강세를 보였다”며 “ADP 기계란 대형 서버, 스토리지,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크 장비 등 IT 인프라 전반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표는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설비투자(CapEx) 흐름과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1. 중국 수출 제한 완화의 의미①
미국 상무부는 2024년 10월 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을 한층 강화해, A100·H100·H800·A800에 더해 H20까지 ‘중국행 불가’ 품목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중국 내 데이터센터와 컨슈머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엔비디아·AMD·인텔 등은 ‘차이나 전용 다운그레이드 모델’을 제작해 우회 공급해 왔다. 이번 15% 매출 공유 합의는 양사에게 공식적·합법적 수출 경로를 제공하며, 향후 규제 완화의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
2. 하이퍼스케일러의 CapEx 사이클②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4사는 2025년 연간 설비투자를 총 20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을 연이어 발표했다. 웰스파고는 “고성능 GPU 부족 현상(Supply Shortage)이 적어도 2026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는 엔비디아의 가격 지배력과 마진 방어에 우호적 요인이다.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엔비디아는 3개월 동안 56%, 연초 이후 36%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12%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8월 11일 프리마켓에서는 약 1% 약세를 보였으나, 웰스파고 보고서 이후 장중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전문가 해석 및 전망
필자는 ‘매출 다변화’와 ‘생태계 잠금효과(Lock-in Effect)’를 엔비디아의 장기적 모멘텀으로 본다. CPU·네트워크·DPU·소프트웨어(쿠다, DGX 클라우드)까지 영역 확장을 가속화함에 따라, 경쟁사 AMD·인텔·퀄컴 등이 단일 칩 성능을 개선해도 전체 플랫폼 전환 장벽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타이탄 AI 슈퍼컴퓨터, 블랙웰(B100) 아키텍처 등 차세대 라인업 출시도 2026년 실적 가시성을 높여준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 규제 당국의 예측불가성은 여전히 잠재적 변수다. 15% 매출 공유 모델이 ‘일회성’으로 끝날 경우 중국 의존도가 큰 데이터센터 고객사(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의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아울러, EU·인도 등도 자체 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한 보조금 및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비용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
용어 해설
ADP Machines: ‘Automated Data Processing Machines’의 약자로, 서버·스토리지·라우터·스위치 등 데이터 처리 전용 하드웨어를 포괄한다. 산업 통계에서는 ‘컴퓨터 및 주변기기’보다 구체적으로 데이터센터용 장비를 가리키는 지표로 활용된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수백만 대 규모의 서버팜을 운영하며 AI·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대형 기업을 지칭한다. 대표적으로 AWS·애저·구글 클라우드·메타 AI 인프라 등이 있다.
결론
웰스파고의 목표주가 상향은 엔비디아가 ① 중국 수출 제한 완화로 인한 매출 회복, ②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 ③ 제품·서비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 등 다층적 호재를 동시에 누리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단기적으로는 8월 27일 발표될 실적과 가이던스가, 중장기적으로는 2026~2027년 블랙웰 아키텍처 양산이 관건으로 꼽힌다. 투자자라면 실적 발표 및 규제 이슈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분할 매수 전략으로 접근하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