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WRC 2025서 휴머노이드 로봇 전(全)주기 지원정책 공개…2027년 연 1만 대 생산체제 구축 목표

[베이징] 중국 수도 베이징시가 세계 로봇 콘퍼런스(World Robot Conference, WRC) 2025 현장에서 2027년까지 연간 1만 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양산, 유통, 서비스에 이르는 전(全)주기 지원 정책이 담겼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새로운 산업 육성책을 통해 실제 환경에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리얼월드 시나리오(Real-world Scenario)’를 확대하고, 전후방 밸류체인에 걸친 대규모 보조금을 제공할 계획이다. 시 정부는 정책 시행 첫해부터 관련 예산을 확보해 시험생산 라인 구축, 시제품 검증, 상용화 인증 등 단계별로 차등 지원해 기업 부담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주요 지원책은 ▲데이터 확보를 위한 실증 공간 개방부품·소재 국산화를 위한 세제 혜택양산 설비 투자에 대한 이차 보전판매·서비스 채널 다각화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베이징시는 ‘로보몰(Robomall)’과 일명 로봇 4S샵을 신설해 로봇 전시·판매·정비·체험 기능을 한곳에 모았다. 또, 소비자가 로봇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로봇 레스토랑(Robot Restaurant)’도 운영을 시작했다.

지속적인 정부 지원이 중국이 지능형 로봇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Morgan Stanley는 분석했다. 투자은행 측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고령화·인력 부족 문제를 겪는 제조·물류·헬스케어 분야에서 빠르게 도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시의 전략적 행보는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글로벌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를 방증한다. 중앙정부가 14차 5개년 규획을 통해 ‘신(新)질서형 제조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한 데 이어,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구체적 실행 방안을 내놓은 점이 주목된다.


용어 풀이 및 배경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은 인간의 신체 구조를 모사해 2족 보행·양손 동작·머리·센서를 탑재한 로봇을 뜻한다.
4S 샵은 중국 자동차 산업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Sales·Spare parts·Service·Survey의 머리글자를 딴 복합 매장을 말한다. 로봇 4S샵은 이를 휴머노이드 로봇 유통·정비에 접목한 모델이다.
리얼월드 시나리오는 실제 업무 환경이나 공공장소에서 로봇을 테스트‧운용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기자 해설

이번 정책은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태양광 모듈과 마찬가지로 ‘규모의 경제’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선제적 시장 선점을 노리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베이징시가 생산 목표를 2027년 연 1만 대로 제시한 것은 기술 성숙도와 수요 전망을 감안할 때 공격적인 수치다. 그러나 대규모 민관 협력과 제도적 지원이 결합될 경우, 중국 로봇 생태계 전반에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로봇 4S샵이나 로봇 레스토랑과 같은 서비스 모델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국내외 선도 기업이 직면한 기술적 난제—특히 ‘인지·추론·행동’을 통합한 자율성 확보—를 중국 업체가 얼마나 빠르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다. 또한 미국·일본·EU의 수출 규제와 특허 분쟁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 노동 대체를 넘어 의료·재난 구조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베이징시 정책이 이러한 전환을 가속화할지, 혹은 과잉 경쟁 및 거품 형성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2~3년 내 데이터가 말해 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