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최대 통신사 키이브스타, 美 나스닥 상장 통해 최대 2억 달러 조달 추진

[로이터 단독 보도] 우크라이나 최대 이동통신사 키이브스타(Kyivstar)가 올해 뉴욕 증시에서 5천만~2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사안을 잘 아는 세 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2025년 8월 1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키이브스타는 핀테크 기업가 베시 코언(Betsy Cohen)이 이끄는 SPAC Cohen Circle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Nasdaq)에 입성한다. 이는 우크라이나 본사를 둔 기업이 처음으로 미국 거래소에 상장되는 사례로, 전통적 기업공개(IPO) 과정의 복잡성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SPAC이란? SPAC은 기업인수목적회사로 불리며, 비상장사를 인수·합병해 우회 상장을 돕는 껍데기 회사 구조다. 통상 상장 절차가 빠르고 가격 변동성이 낮으며 초기 투자자가 손쉽게 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리스크로는 합병 대상 선정 실패, 규제 변화 등이 거론된다.

키이브스타의 두바이 소재 모회사 VEON Ltd.(NASDAQ: VEON)는 이번 상장을 2025년 3분기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며, 상장 이후에도 최소 80%의 지분을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VEON은 이미 기관투자가와 체결한 비상환(non-redemption) 약정을 통해 5,200만 달러를 확보했다. 최종 조달액은 투자자 상환 규모에 따라 최대 2억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재건 선도 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나토의 지원을 호소하는 가운데, VEON은 이번 상장이 우크라이나 재건 투자심리를 고조시킬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VEON의 카안 테르지오글루(Kaan Terzioglu) 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 후 “미국 당국, 우크라이나 정부, 유럽연합(EU)의 절대적 지지를 확보했다”며 이번 상장을 국민의 IPO(The People’s IPO)라고 명명했다. 그는 세계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VEON은 2023년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으며, 제재 대상 러시아 인사와의 과거 연루를 이유로 몰수됐던 키이브스타 지배권도 2024년 키이우 법원 판결로 회복했다.

키이브스타는 22억1,000만 달러(18억9,000만 유로)로 산정된 프로포마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2,400만 명을 확보한 업계 1위다. 러시아 침공 이후 사이버 공격·정전 사태 속에서도 매출과 핵심이익이 동반 급증했다.


행동주의 투자자·애널리스트 시각

주식 시장 그래프

Cohen Circle 및 키이브스타 주주는 화요일 별도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표결할 예정이며,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최종 서류를 제출하기 전 마지막 절차다.

VEON의 4대 주주(지분 6.7%)인 행동주의 투자사 샤 캐피털(Shah Capital)은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에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 압박이 강화된 현시점에서 이번 IPO는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샤 캐피털은 런던·바르샤바 상장설이 돌던 시점부터 VEON에 미 증시 상장을 적극 권고해 왔다.

Edison Group의 주식 애널리스트 닉 페이튼(Nick Paton)댄 리즈데일(Dan Ridsdale)은 보고서에서 “이번 거래의 핵심 서사는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과 그 과정에서 디지털 인프라가 수행할 역할”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두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위험을 포함한 여러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VEON이 러시아에서 철수했음에도 과거 주주 관계에 대한 우려변동성 높은 관할 지역에 계속 노출돼 있다는 점이 기업가치 상단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평판·컴플라이언스 리스크가 재부각될 경우, 지배구조 할인(governance discount)이 다시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1유로 = 1.1670달러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