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속 거래량 감소에도 아시아 증시 소폭 상승

아시아 주요 증시가 12일 전미·중국 무역협상 시한을 앞두고 거래량이 얇은 가운데 강보합세를 보였다. 일본 증시는 ‘산의 날’ 공휴일로 휴장했다.

2025년 8월 1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미·중 협상,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그리고 15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회담 등 굵직한 일정을 주시하며 관망세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대두(soybean) 주문을 4배로 늘려 대미 무역흑자를 축소해 달라고 중국 측에 요구했다. 그는 “중국이 대두 수입을 확대할 경우 협상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NvidiaAMD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향(向) 칩 판매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 수출 라이선스를 보장받는 방안을 백악관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 참고 ‘수출 라이선스’란 정부가 자국 기술이 해외 유출될 때 부과하는 일종의 허가 제도로, 첨단 반도체‧AI 칩 분야에서 안보상의 이유로 엄격히 관리된다.


달러 인덱스는 7월 미국 CPI 발표를 앞두고 보합권에 머물렀다. 발표 결과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와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관세정책이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가능성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 성장 둔화, 실업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침체성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관세가 기업 비용과 소비자 가격을 끌어올리는 반면 투자와 고용은 위축돼, 1970년대형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재현될 수 있다.” — 미시간대 경제연구소 보고서

금값은 아시아 장에서 1%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워싱턴이 금괴(bullion) 관세 판정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제유가 역시 인도·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보였다.


중화권 시장

상하이종합지수는 0.34% 오른 3,647.55에 마감했다. CATL이 대형 리튬 광산 가동을 중단했다고 확인하면서 리튬 생산업체 주가가 급등했고, 리튬카보네이트 선물 가격이 치솟았다.

홍콩 항셍지수는 0.19% 상승한 24,906.81로 마감했다. 장 초반 약세를 보였으나 중국 디플레이션 우려 속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매수세가 유입됐다.

같은 날 발표된 중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에 그쳤다. 이는 내수 부진과 무역 불확실성이 기업·가계 심리를 억누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호주·뉴질랜드 시장

서울 증시는 관망세가 짙었다. 코스피는 0.10% 내린 3,206.77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1.1% 하락했고, 한화그룹 조선 자회사 한화오션은 9.1% 급락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4.1% 급등해 대조를 이뤘다.

호주 증시는 호주준비은행(RBA)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속에서 상승했다. S&P/ASX 200 지수는 0.43% 오른 8,844.80, 올오디너리즈는 0.45% 상승한 9,117.60을 기록했다.

뉴질랜드 S&P/NZX-50 지수는 0.52% 오른 12,911.86으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시장 동향

9일(금)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5%, S&P 500은 0.8%, 나스닥 종합지수는 1% 상승해 연이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이 관세정책을 무효화할 경우 시장에 막대한 부정적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관세가 “시장에 거대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이 미국 내 제조시설에 1000억 달러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술주 랠리를 견인했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이번 주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는 미국 7월 CPI미·중 무역협상 시한이며, 여기에 트럼프-푸틴 회담까지 맞물려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업계가 보인 매출 공유 방식의 라이선스 합의는 미·중 기술 갈등이 ‘통제된 디커플링’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한국·호주 등 수출 의존 경제에 직‧간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투자자라면 미국 CPI와 중국 소매판매·산업생산 지표를 병행해 확인하면서 기술주와 원자재주 간 섹터 로테이션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국 글로벌 투자심리는 연준의 금리 스탠스, 미·중 기술협상, 지정학적 이벤트라는 세 축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위험관리 차원에서 금리 헤지환 헤지 포지션 점검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