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제 지표 발표 앞두고 뉴욕 선물지수 상승…AI 주도 랠리 재점화

미국 증시가 또다시 인공지능(AI) 열풍의 순풍을 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새벽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된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며 이번 주 예정된 굵직한 경제 지표 공개를 앞두고 낙관론을 키웠다. 특히 기술주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나스닥100 선물은 0.2% 오르며 최근 기록적인 고점 흐름을 이어갔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다우존스30 선물은 전장 대비 108포인트(0.2%) 상승했고, S&P500 선물도 12포인트(0.2%) 올랐다. 동일 시간(03:00 ET‧07:00 GMT) 기준 나스닥100 선물은 37포인트(0.2%) 오른 18,526선 부근에서 거래됐다. 전날 정규장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마감해 시장 심리를 고조시켰다.

투자 심리를 뒷받침한 주역은 단연 애플이었다.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 주가는 지난주 13% 넘게 급등해 2020년 이후 주간 기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공언으로 전(前)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관세를 상당 부분 피해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여파로 S&P500 지수 내 정보기술(IT)·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이번 주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판매,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등 핵심 지표에 쏠려 있다. 노동시장이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베팅이 커졌다. 그러나 물가가 여전히 연준의 목표(2%)를 웃돌고 있어, 향후 통화정책 경로는 지표 발표 결과에 따라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 AI 대표주 Nvidia, 중국 매출 15%를 美 정부에 납부

엔비디아가 중국 AI 칩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귀속시키기로 했다” – 뉴욕타임스 보도

뉴욕타임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백악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회동했으며,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H20’ AI 칩 수익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는 방안을 수용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AMD 역시 동일 조건을 받아들였다. 회동 이틀 뒤 미 상무부는 엔비디아에 중국 특화형 H20 칩 수출 라이선스를 발급했다.

엔비디아가 보유한 GPU(그래픽처리장치)는 AI 모델 학습과 추론 과정의 ‘엔진’ 역할을 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AI 애플리케이션 시장 중 하나이지만, 미·중 기술 패권 경쟁으로 꾸준히 제재 위험에 노출돼 왔다. 이번 합의가 향후 규제 리스크를 일정 부분 해소해 줄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C3.ai, 예비 실적 쇼크…시간 외 20% 급락

C3.ai는 지난 9일 장 마감 뒤 발표한 2026회계연도 1분기(5‧6‧7월) 예비 실적에서 매출 7,020만~7,040만 달러, 조정 영업손실 5,770만~5,790만 달러를 제시했다. 컨센서스(매출 1억400만 달러, 손실 2,730만 달러)를 한참 밑돌자,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0% 안팎 급락했다. 회사 측은 ‘영업 및 서비스 조직 개편’을 완료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실적은 9월 3일 발표 예정이다.

AI 테마가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C3.ai의 부진은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됐음을 시사한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사용자 요청형(온디맨드) 모델에서 구독형(SaaS) 모델로의 전환이 매출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기업용 AI 시장 성장률이 연 30%에 달할 것”이라며 반등 여지를 열어뒀다.


■ 이번 주 경제 캘린더 및 시장 변수

13일(화) 발표되는 7월 CPI는 헤드라인 기준 전년 대비 3.1%(전월 3.0%)로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 같은 날 발표되는 근원 CPI는 3.3%로 전월과 동일할 것으로 관측된다. 15일(목) PPI16일(금) 소매판매·소비심리도 금리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연준은 최근 ‘데이터 의존적(data dependent)’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7월 고용보고서가 깜짝 하락하며 노동시장 냉각 → 소비 둔화 → 물가 하향 압력 시나리오가 부각되자, 일부 위원들은 9월 인하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미셸 보우먼 Fed 이사는 10일 연설에서 “고용 부진이 물가 우려를 상회한다”고 발언, 지난 7월 회의 때에 이어 또다시 ‘경기 방어용 인하’를 촉구했다.


■ 용어와 제도 해설

선물(Futures)은 특정 자산을 미래의 미리 정한 가격에 사고파는 파생상품이다. 투자자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활용해 소액으로도 큰 포지션을 취할 수 있지만, 가격 변동 위험이 크다. NQ(나스닥100)·ES(S&P500)·YM(다우30)과 같은 지수 선물은 글로벌 자금 흐름을 실시간으로 가늠할 수 있는 ‘마켓 센티먼트’ 지표로 쓰인다.

PPI(Producer Price Index)는 생산 단계의 물가를, CPI(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 단계의 물가를 각각 측정한다. 일반적으로 PPI 상승이 선행 지표 역할을 해 CPI에 1~2개월 앞서 반영된다. 연준은 두 지표를 모두 참고해 물가안정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한다.


■ 기자의 시각(Insight)

현재 시장은 ‘좋은 실적 + 연준 완화’라는 골디락스(안정 성장)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다. 그러나 기자는 지표 간 엇갈림이 커질 경우 변동성 급등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특히 9월 FOMC 전까지 물가가 다시 고착화될 조짐을 보인다면, 금리 인하 기대는 급격히 후퇴할 수 있다. 반대로 CPI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고, 노동시장이 추가로 식으면 ‘빅테크 독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엔비디아 사례에서 보듯, 지정학적 규제 리스크가 AI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축소시킬 변수로 계속 작용할 것이다. 중국 매출의 15%를 정부에 납부하는 모델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 해소 효과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희석 요인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주 지표 결과는 ‘연준 vs 인플레이션’ 줄다리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라면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포지션 크기를 관리하고, AI 대표주의 실적 추이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