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이번 주 첫 거래일에 완만한 상승세로 출발했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교역 환경의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신중한 매수세를 이어갔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DAX(독일) 지수는 0.1% 상승했고, CAC 40(프랑스) 지수는 0.2% 올랐으며, 영국 FTSE 100 지수도 0.2% 올라 비교적 차분한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지난주 유럽 벤치마크 지수는 월가(월스트리트)의 견조한 상승세에 발맞춰 큰 폭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관세 휴전’ 합의가 체결되면서 비용 부담이 큰 무역전쟁 가능성이 사실상 철회됐다는 점이 위험 자산 선호를 강화했다.
미·중 무역 협상 재개 여부가 핵심 변수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분위기가 녹록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주 목요일부터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해 아시아 주요 경제권이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중 관세 휴전이 8월 12일 만료될 예정이라 시장은 연장 여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최대 경제권 두 곳이 충돌할 경우, 실물·금융시장에 파급력이 막대한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콩) 수입 규모를 ‘신속히 4배’로 확대하길 바란다”며 대두 수입 확대를 무역수지 개선 카드로 제시했다.
*참고 : 대두는 미국 중서부 농가의 핵심 수출 품목으로, 미·중 갈등 시 중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단골 품목이다. 이에 따라 미국 농가의 수입 변동성이 극심해 시장 변동성의 주요 지표로도 활용된다.
실적 시즌 막바지… 얇아진 재료
여름철 휴가 시즌을 맞아 2분기 실적 발표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영국 건자재 기업 ‘마셜스’(LON: MSLH)는 2025년 상반기 순이익 감소를 공시했다. 영국 조경(랜드스케이프) 제품 부문의 마진 축소가 지붕 및 건축 자재 부문의 호조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덴마크 풍력발전 전문기업 ‘외르스테드’(CSE: ORSTED)는 94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rights issue)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미국 해상풍력 시장의 사업 악화가 자금 조달 결정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현재 유로존 증시는 다음 상승 랠리를 준비하는 과도기에 접어들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미국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물가 상승) 우려와 유럽 상장사의 엇갈린 실적을 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유 가격, 우크라이나 휴전 회담 기대 속 하락 지속
국제 유가는 지난주 큰 폭으로 하락한 데 이어 11일에도 추가 하락세를 보였다. 브렌트유 10월물은 1% 내린 배럴당 65.93달러, 미 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1.1% 떨어진 63.16달러에 거래됐다.
두 벤치마크 모두 지난주 4% 넘는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5일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협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대(對)서방 제재 해제 가능성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경제용어 해설스태그플레이션 : 경기는 침체되는데 물가는 오르는 비정상적인 경제 상태로, 통화·재정정책 대응이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전문가 시각 : 유럽 증시가 꾸준히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핵심 변수인 미·중 관세 휴전 연장과 우크라이나 전황 변화가 단기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유럽 기업 수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교역 둔화 시 실적 압박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에너지 시장에서는 러시아 제재 완화 기대가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실제 합의 여부에 따라 가격 흐름이 급반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