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마이크로 컴퓨터(NASDAQ: SMCI)의 주가가 지난 한 주 동안 21.3% 급락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2.4% 상승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3.9% 오르며 대조를 이뤘다.
2025년 8월 1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슈퍼마이크로가 공개한 2025 회계연도 4분기(종료일 6월 30일)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돈 데 기인한다. 서버·스토리지 전문 기업인 이 회사는 인공 지능(AI) 관련 수혜주로 각광받아 왔으나, 실적 발표 직후 밸류에이션 부담이 급격히 부각됐다.
4분기 실적: 매출·이익·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 모두 시장 예상 하회
슈퍼마이크로는 4분기 조정(Non-GAAP) 주당순이익 0.41달러, 매출 58억 달러를 보고했다. 월가 컨센서스는 주당 0.44달러, 매출 약 59억 달러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 증가했으나, 매출총이익률은 9.5%로 직전 분기 9.6%, 전년 동기 10.2%에서 각각 하락했다.
경영진은 “첨단 냉각 기술과 AI 인프라 수요 확대가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1한 자릿수대 총이익률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고, 이 부분이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용어 해설: Non-GAAP·Gross Margin이란?
Non-GAAP는 기업이 일반회계기준(GAAP)에서 제외되는 일회성 비용·수익을 제거해 핵심 영업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산출하는 지표다. 투자자들이 추세 판단에 자주 활용하지만, 항목 구성은 회사 재량이 포함될 수 있다.
Gross Margin(매출총이익률)은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뒤 매출로 나눈 비율로, 제품 가격 결정력과 원가 통제 능력을 가늠하는 핵심 수익성 지표다.
AI 열풍 속 밸류에이션 리스크 부각
최근 한 주간 AI 관련 종목들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엔비디아·AMD 등 반도체 대장주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서버 부품주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그럼에도 슈퍼마이크로가 급락한 것은 ‘실적 미스→밸류에이션 재평가’ 공포가 단숨에 현실화됐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당초 슈퍼마이크로는 AI 서버 수요 급증을 기반으로 연초 대비 3배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고공 행진했다. 그러나 PER·PSR(주가매출비율) 등 주요 밸류에이션 지표가 동종 업종 평균을 크게 웃돌면서 실적 변수에 극도로 민감한 구간에 진입해 있었다.
경영진 가이던스와 시장 반응
회사는 2026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을 60억∼70억 달러, 연간 매출을 최소 330억 달러로 제시했다. 매출 성장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투자자들은 총이익률 회복 여부를 관망하고 있다. 액체 냉각 솔루션과 자체 설계 플랫폼은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과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당장의 재무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전문가 진단 및 향후 관전 포인트
① 원가 구조: 고사양 GPU·CPU 채택이 늘면서 부품 단가가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른 원가 부담이 완화되지 않는 한 두 자릿수 총이익률 복귀는 쉽지 않다.
② 공급망 관리: 차세대 AI 서버 수주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원활한 공급망 확보가 필수다. 특정 부품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 매출 인식 지연 및 원가 상승이 동반될 수 있다.
③ 경쟁 구도: 델, 레노버, HPE 등 대형 서버 제조업체들이 액체 냉각·맞춤형 AI 서버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가격 경쟁 심화 시 이익률이 추가로 압박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요약하면, 슈퍼마이크로는 ‘고성장·저마진’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면 단가 인상 또는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수익성 레버리지를 마련해야 한다.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나,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구조적으로 장기화될 것이라는 점은 주가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데이터 출처: 회사 공시, 팩트셋. 주가는 2025년 8월 8일 종가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