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시더파크에 본사를 둔 Firefly Aerospace가 8월 8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하며 시가총액 $6.3 억 달러(약 8조4,000억 원)로 거래를 시작했다. 소형 위성 발사체 ‘알파(Alpha)’와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Blue Ghost)’의 운영 성과에 힘입어 올해 우주 기술 부문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성사된 것이다.
2025년 8월 1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상장 직후 주가는 한때 34% 뛰어올라 기업가치가 $8.4 억 달러(약 11조2,000억 원)까지 치솟았다. 투자자들은 저렴한 소형 발사체와 첫 미국 민간 달 착륙 성공이라는 화제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 블루 고스트, 미국 민간 첫 ‘완전 성공적’ 달 연착륙
Firefly는 2025년 1월 무인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 1호를 발사해 완전 무사착륙을 달성했다. 이는 미국 기업 가운데 최초로 ‘심각한 손상 없이’ 달 표면에 연착륙(soft landing)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해당 미션 이후 우주 산업계와 투자시장에서 화제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 회사 개요 – 로켓을 ‘반딧불’처럼 흔히 보이게 하겠다는 비전
창업자 톰 마쿠식(Tom Markusic)은 SpaceX와 버진 갤럭틱 출신의 베테랑 엔지니어다. ‘밤하늘을 수놓는 반딧불처럼’ 빈번한 발사를 꿈꾸며 회사를 ‘Firefly’라 명명했다. 핵심 발사체인 알파 로켓은 탄소섬유 복합재로 제작돼 경량화를 극대화했으며, 2023년에는 24시간 사전 통보만으로 소형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기민성을 과시했다. 단, 적재 중량 약 1톤으로 ‘블루 고스트’처럼 무거운 화물은 SpaceX ‘팰컨9’에 의존해야 했다.
발사 서비스 외에도 Elytra 궤도 차량, 달 표면 영상 서비스 Ocula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 중이다. 현재 2029년까지 총 9건의 상업·정부 미션이 예정돼 있으며, 미 항공우주국(NASA)5건, 미 우주군1건, 민간 고객3건으로 이뤄진 수주 잔고는 11억 달러에 달한다.
◆ 상승 여력 – ‘싸고 빠른 발사’에 쏠리는 기대
민간·정부 모두 소형 위성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저비용·고빈도 발사 플랫폼에 대한 갈증이 심화되고 있다. Firefly는 이미 로켓 실증을 마치고, 락히드마틴·L3해리스·노스롭그루먼 등 방산·항공 대기업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2025년 5월 노스롭그루먼의 5,000만 달러 지분 투자는 재무 안정성과 신뢰도를 동시에 높였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초기 성공은 추가 계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Firefly는 유리한 출발선에 섰다”고 분석한다. 영업·생산 역량을 계획대로 확장하면 ‘제2의 SpaceX’라는 시장 기대가 실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 하방 리스크 – 불완전한 재무와 지배 구조 불안
그러나 11년의 역사 동안 Firefly는 2017년 파산, 국가안보 우려로 인한 정부 개입, 2024년 7월 CEO 돌연 사임 등 굵직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현재 CEO는 2024년 10월 취임한 제이슨 킴(Jason Kim)이다. 사모펀드 AE Industrial Partners가 지분 40.9%를 보유하며, 9인 이사회 중 5석을 점유한다. IPO 공시서도 “AEI가 당사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을 행사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재무 지표는 아직 불투명하다. 2025년 상반기 순손실 1억2,500만 달러, 잉여현금흐름(FCF) -9,75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보유 현금은 2억5030만 달러, 부채는 1억7,360만 달러다. 스타트업 초기 적자 자체는 흔하지만 상세 실적을 뒷받침할 공시가 부족해 ‘적정 가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공모가 적정성 논쟁
시장 일각에서는 63억 달러라는 상장 시점 평가가 “검증되지 않은 사업 모델에 과도하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첫 거래일 intraday 기준 84억 달러까지 올랐다가 일부 낙폭을 보인 것은 투자자 심리가 그만큼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업 구조와 수익성 가시성이 높아질 때까지, 적어도 몇 분기 실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보수적 시각도 적지 않다.
◆ 용어 설명 – ‘소프트 랜딩’과 ‘페이로드’
• 소프트 랜딩(soft landing) – 탐사선이 파손 없이 천체 표면에 안착하는 것을 말한다.
• 페이로드(payload) – 로켓이 실제로 운반하는 화물(위성·탑재체)의 무게를 의미한다. 알파 로켓은 최대 1톤 수준이다.
◆ 기자 관전평
우주 산업 성장성과 대형 방산기업 간 시너지를 감안하면 Firefly의 장기 기회는 분명하다. 다만, 불투명한 회계 정보와 사모펀드 중심 지배 구조는 상당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최소 2~3개 분기의 재무 데이터와 미션 성공률이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 본 기사는 공시자료와 나스닥닷컴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독자에게 있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