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ing.com이 전한 바에 따르면, 온라인 부동산 거래 플랫폼 오픈도어 테크놀로지스(Opendoor Technologies Inc., 나스닥: OPEN)의 최고경영자(CEO) 캐리 휠러(Carrie Wheeler)가 수일간 이어진 침묵을 깨고 4년 만에 X(구 트위터) 계정을 가동하며 주주와의 소통을 재개했다.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소액주주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휠러 CEO는 공백기를 끝내고 직접 메시지를 전했다.
2025년 8월 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움직임은 6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한 뒤 나온 것이다. 3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자 주가는 한 주간 7.1% 하락했으며, 30일 기준 한 달 동안에는 여전히 166.5%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밈 주식(meme stock)* 대중 온라인 커뮤니티가 집중 매수해 급등하는 종목’으로 분류될 만큼 높은 변동성을 보였던 오픈도어는 한때 0.6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가 최고점 대비 900% 가까이 폭등한 이력이 있다.
휠러 CEO는 게시글에서 “최근 오픈도어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많아졌다. 이는 우리에게 놀라운 선물”이라며 “우리가 만들어 가는 변화를 믿고 지분을 보유해 준 모든 새로운 주주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부 비평가들이 사용한 ‘밈 모멘트’라는 표현을 수용하며 “장기적 가치를 확신해 수천 명이 우리 회사 주식을 소유하게 된 것이라면,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특히 요구해 온 “AI 중심 부동산 플랫폼으로의 전환 로드맵”에 대해서는 구체적 설명이 없었다. 휠러는 플랫폼을 부동산 중개인에게 확장하고 ‘캐시 플러스(Cash Plus)’ 상품을 출시했다는 기존 사업 업데이트를 소개했으나, 소액주주 연합과 행동주의 펀드가 요구하는 미래 청사진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년 동안 휴면 상태였던 X 계정을 활성화해 OPEN 커뮤니티와 소통하기로 한 건 긍정적이다.” — 에릭 잭슨(EMJ 캐피털 대표)
잭슨은 “이번 메시지가 첫걸음에 불과하다”면서 “51센트였던 주가를 3년 안에 200달러로 끌어올릴 계획을 어떻게 실현할지 총체적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그 방안을 갖고 있다. 그녀가 동의하는지,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할 적임자인지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수일 내 후속 소통을 요구하며 “3일 뒤가 아닌 더 빠른 후속 트윗을 바란다”고 압박했다. 동시에 “우리는 모두 농장에서 작물을 수확하며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농담을 곁들이며, 장기 보유 주주들의 인내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행동주의 펀드 랜디언 캐피털(Randian Capital)도 이번 업데이트를 “올바른 방향”으로 평가하면서도 “최소한 업데이트된 투자자 설명 자료와, 이상적으로는 AI 기회에 초점을 맞춘 ‘AI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랜디언은 “오픈도어는 첫 retail-led activist campaign”이라고 지적하며,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투자가가 보지 못한 기회를 포착해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주들의 목소리에 이사회 멤버 애덤 베인(Adam Bain)도 가세했다. 그는 랜디언이 요청한 투자자 설명회 제안에 대해 X에서 “네, 팀이 준비 중”이라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AI 전략에 대해서도 “큰 기회(big opportunity)”라고 언급해 향후 추가 발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 해설
‘밈 주식’은 레딧(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집단 매수해 단기간 급등세를 보이는 종목을 뜻한다. 2021년 게임스톱, AMC 등의 사례로 주목받았으며, 변동성이 크고 기관·전문가들의 실적 전망과 괴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오픈도어 역시 잭슨 등 행동주의 투자자의 SNS 발언을 기폭제로 가격이 급등락해 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휠러 CEO가 AI 전략의 구체화를 미룰 경우, 주주와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이 직접 ‘AI는 큰 기회’라고 언급한 만큼, 조만간 별도의 ‘AI 인베스터 데이’ 개최 여부가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향후 전망에 대해 업계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지켜보고 있다. 첫째, 경영진이 AI 기반 부동산 데이터 분석·매수·매각 자동화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투자자 발표회를 통해 비전을 제시할 경우 주가 회복과 추가 상승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소통이 미흡할 경우 행동주의 세력이 이사회 구성 변화나 경영진 교체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번 휠러 CEO의 SNS 복귀는 “재무 가이던스보다 비전”을 요구하는 소액주주 시대가 본격화했음을 시사한다. 향후 수주 내 발표될 추가 소통이 일회성 진화책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적 주주 가치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