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 캐피털 지원받은 하트플로우, 나스닥 상장 첫날 47% 급등…기업가치 22억7,000만 달러

하트플로우(Heartflow)ⓒReuters나스닥(Nasdaq) 데뷔 첫날 주가가 47.4% 치솟으면서 시가총액 22억7,000만 달러(약 3조 400억 원)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차세대 의료기술(Medtech) 기업에 대한 투자 열풍이 다시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2025년 8월 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주가는 공모가 19달러 대비 9달러 이상 상승한 28달러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장중 31.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날 주가 흐름은 IPO(기업공개) 시장의 회복세가 다시금 확인됐다는 평가를 낳는다.

하트플로우는 전날 총 1,667만 주를 주당 19달러에 공모해 3억1,670만 달러를 조달했다. 최대주주인 베인 캐피털(Bain Capital)을 비롯한 기존 투자자들은 이번 자금으로 연구·개발(R&D) 확대 및 인허가,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IPO 시장 분위기 되살아나나

지난 4월 미국이 부과한 추가 관세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지만, 최근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와 무역 갈등 완화 전망이 맞물리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 IPO 전문 리서치 업체 르네상스 캐피털(Renaissance Capital)의 시니어 전략가 맷 케네디(Matt Kennedy)는 “최근 변동성이 커졌지만 AI 수혜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랠리를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우주 기술 스타트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 피그마(Figma) 등도 상장 첫날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테크 IPO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AI + 의료기술 결합…하트플로우의 핵심 경쟁력

2007년 설립된 하트플로우는 단 한 번의 CT 촬영만으로 환자 심장 혈류를 3차원(3D) 디지털 모델로 구현해주는 AI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의사는 침습적 시술 없이도 관상동맥 질환(협심증·심근경색 등)의 위치와 심각도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기존 관상동맥조영술(coronary angiography)은 시술 위험도가 높고 비용이 많이 든다. 하트플로우의 비침습적 분석 기법은 진단 정확도를 유지하면서도 진단·치료 의사결정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 현장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 업계 관계자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 매출은 3월 31일 종료된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순손실은 5,235만 달러로 55% 확대돼, 막대한 R&D 비용과 임상시험 부담이 손익분기점을 늦추고 있다.


의료기기 IPO의 난제…‘상장 이후 성적표’

올해 초 상장한 베타 바이오닉스(Beta Bionics)케스트라 메디컬(Kestra Medical)도 초기엔 주가가 강세였지만 현재는 공모가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케네디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상장 후 손실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신규 IPO 참여 의지가 떨어진다”며 “하트플로우의 지속적인 주가 방어가 향후 메드테크 섹터 전체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짚었다.

이는 의료기기 기업 특성상 임상시험과 인허가가 장기간 소요되고, 매출 규모도 일정 궤도에 오르기 전까진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업 가치 산정에 있어 기술 잠재력이 중요하지만, 상장 후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결국 지속 가능한 성장성과 수익성 확보다.


IPO 시장 회복세에 대한 전망

전문가들은 이번 하트플로우의 성공적인 데뷔를 AI 플랫폼 기업뿐 아니라 고위험·고성장 산업군의 전반적인 리레이팅(re-rating) 신호로 본다. 특히 미·중 갈등 완화와 연준의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맞물리면 하반기 이후 추가 IPO 파이프라인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상장 초기 밸류에이션이 과열될 경우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될 수 있어, 투자자들은 기업의 제품 상용화 일정규제 리스크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용어 해설

메드테크(Medtech)는 의료(Medical)와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첨단 기술을 활용해 진단·치료·예방 솔루션을 제공하는 산업을 통칭한다.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비상장 기업이 최초로 주식을 공개 발행해 증시에 상장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공모 과정에서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하고, 투자자는 상장 초기 주가 변동에 따른 수익·손실을 경험하게 된다.

3D 심장 모델링은 CT·MRI 등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장의 구조와 혈류를 가상환경에서 재현하는 기술이다. 이는 의사가 혈관 협착 여부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자 시각

하트플로우의 상장 성적은 기술 기반 의료 스타트업이 IPO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혁신은 의료 현장 비용 절감과 진단 정확도 제고라는 직접적 효용을 제공하며, 이번 사례는 기술 상용화와 자본시장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를 시사한다. 그러나 임상데이터 축적과 규제기관 허가 여부가 주가의 향방을 결정짓는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어, 투자자들은 단기 모멘텀보다는 중·장기적 성장성을 면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