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가, 브라질 수출 감소·레알 강세에 3주 만에 최고치 경신

국제 커피 선물 가격이 이번 주 내내 상승세를 이어가며 3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 8일(현지 시각) ICE 거래소 기준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 거래일 대비 +3.02%(+9.00센트) 오른 파운드당 3.07달러에, 로부스타 커피(RMU25)는 +2.81%(+96달러) 상승한 톤당 3,511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8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커피 수출 감소와 재고 축소가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아라비카 선물 가격 차트
출처: 바차트(Barchart)

브라질 통상부는 7일 발표한 자료에서 7월 비가공(생두)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t(메트릭톤)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브라질의 공급 여력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축소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재고 측면에서도 공급 타이트닝 현상이 뚜렷하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7일 기준 74만3,240포대(60kg 기준)로 14.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로부스타 재고는 지난주 7,029랏으로 1년 최고치에 도달해 품종 간 수급 상황이 극명히 엇갈렸다.

로부스타 선물 가격 차트
출처: 바차트(Barchart)

브라질 레알화 강세도 상승 모멘텀을 보탰다. 이날 브라질 레알화는 달러 대비 1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라서며 현지 수출업자들의 달러화 수취액을 줄였다. 통상 레알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브라질 생산자들은 수익성 하락 우려로 수출 물량을 늦추거나 보류하는 경향이 있어 글로벌 시세가 강세를 띠기 쉽다.

관세 변수 역시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브라질산 커피에 대해 50% 관세 면제 여부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관세가 유지될 경우 브라질산 커피의 미국 수출이 둔화돼 현지 재고가 늘고, 국제 시세에는 양면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날씨도 변수다. 민간 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는 2일 기준 미나스제라이스 주(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에 2.7mm의 강수만 내려 평년의 31%에 그쳤다고 전했다. 건조한 날씨는 수확 직후 품질 향상에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개화기 전 토양 수분 부족으로 이어질 경우 차기 작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펀드 포지션도 주목할 대목이다. ICE 유럽이 29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투기성 펀드들은 로부스타 선물에서 5,854계약 순매도(숏) 포지션을 보유해 2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과도한 숏 포지션은 가격 반등 시 쇼트커버링을 통해 급등세를 부추길 수 있다.

다만 브라질 2025/26 crop 수확 진척은 단기적으로 하방 압력 요인이다. 브라질 컨설팅업체 사프라스&메르카두에 따르면 8월 6일 기준 전체 수확률은 94%로 전년(92%)보다 빠르다. 품목별로는 로부스타 99%, 아라비카 91%로 나타났다. 최대 수출 조합인 코옥수페(Cooxupe)는 8월 1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74%라고 밝혔다.

글로벌 수급 지표도 상충된다. 국제커피기구(ICO)는 7일 발표에서 6월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7.3% 증가한 1,169만 포대라고 밝혔지만, 10월~6월 누계 기준으로는 -0.2% 감소한 1억401만 포대에 그쳤다.

지난 3개월간 커피 가격이 크게 조정받으며 6월 아라비카는 8개월 최저치, 로부스타는 1년 3개월 최저치로 밀렸다. 풍부한 공급 전망이 주된 배경이었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서비스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브라질 생산량을 6,500만 포대(+0.5%), 베트남은 3,100만 포대(+6.9%)로 추정했다.

베트남은 가뭄 여파로 2023/24년 생산이 -20%(147만t) 감소했고, 2024년 수출도 -17.1%(135만t) 줄었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3월 12일 2024/25년 생산 전망을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베트남 통계청은 7일 발표에서 올해 1~7월 수출이 +6.9% 증가한 105만t라고 공표해 엇갈린 지표를 내놨다.

USDA는 같은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1억7,868만 포대(+2.5%)로, 최종 재고를 2,281만 포대(+4.9%)로 전망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 로부스타는 +7.9% 증가가 예상된다. 그러나 스위스 무역업체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공급 부족을 850만 포대로 확대 전망해 장기적 상승 기대를 지지했다.

ICE, NYBOT, CME 등 여러 선물거래소가 사용되는 용어 설명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에너지·농산물 등 다양한 상품 선물을 거래하는 미국계 글로벌 거래소.
라랏(lot): 로부스타 선물의 표준 계약 단위(10톤).
쇼트커버링: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매수에 나서는 행위로 가격 급등을 촉발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수급 불확실성 확대매크로 환경(달러·금리·관세) 변화가 맞물리며 단기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브라질·베트남 현지 기상 여건과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향후 수개월간 가격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브라질 통상부·ICE·USDA·ICO·Safras & Mercado·Cooxupe·Somar Meteorologia·Volcafe·베트남 통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