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7월 소비자물가, 예상 웃돈 0.9% 상승…연간 기준 4.3%로 가속

칠레 7월 소비자물가 급등

산티아고발 – 7월 칠레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9%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국가통계원(INE)이 2025년 8월 8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는 로이터가 실시한 경제학자 설문에서 제시된 컨센서스(0.6%)를 0.3%p 웃돈 수치다.

2025년 8월 8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칠레는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동시에 최근 물가 급등세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신흥시장이다. 이번 발표로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4.1%에서 4.3%로 다시 높아지며 칠레 중앙은행(Banco Central de Chile)물가 목표 범위(2~4%) 상단을 초과했다.

물가 상승을 주도한 품목주택·수도·전기·연료(특히 전기 요금)식료품 및 비알코올 음료였다고 INE는 설명했다. 조사 대상 13개 부문 가운데 보험·금융 서비스만 전월 대비 가격이 하락했다.


배경 및 맥락

앞서 6월 CPI는 -0.4%를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았으나, 한 달 만에 급반등함으로써 물가 기대가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칠레 중앙은행은 불과 일주일 전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해 4.75%로 조정했다. 통화당국은 당시 성명에서 “향후 행보는 거시경제 환경의 전개와 물가 목표로의 수렴 속도에 달려 있다”고 밝혔으나, 이번 지표로 추가 완화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중앙은행 목표 범위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경우, 통화정책은 보다 신중한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현지 채권시장과 외환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 해설: CPI, 왜 중요한가

CPI(Consumer Price Index)는 가계가 구매하는 재화·서비스 묶음의 평균가격 변동을 측정한다. 칠레처럼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큰 경제에서는 환율 변동에너지·식량 글로벌 가격이 CPI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전력요금은 공공요금으로 분류돼 즉각적인 파급력이 크다. 시장금리는 CPI를 기준으로 실질금리를 산정하기 때문에, 물가가 예상보다 빨리 오르면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통화가치(페소)가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로이터 설문에 참여한 다수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전기요금 인상분이 추가로 반영될 수 있어, 8월 CPI도 월간 0.5% 내외 상승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만약 연말까지 CPI가 연 4% 초과 수준을 고착화한다면 금리인하 사이클은 중단될 수 있으며, 반대로 경제성장률 둔화가 뚜렷해질 경우 중앙은행이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칠레 국채페소화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자재 가격, 특히 구리 선물가격이 반등하면 무역수지 흑자 확대를 통해 페소 강세를 지지할 수 있지만, 동시에 수입물가 하락으로 CPI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용어 설명

기준금리(Benchmark Rate)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대표 금리로, 이를 조정해 통화량·대출금리·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에 영향을 미친다.

bp(basis point)는 0.01%p(퍼센트포인트)를 의미한다. 예컨대 25bp 인하는 금리를 0.25%p 낮추는 조치다.

컨센서스(Consensus)는 금융기관·애널리스트가 예상한 평균 전망치를 뜻한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은 경기침체(경제성장 둔화)와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정책 대응이 어렵다.


※ 본 기사는 로이터 통신이 제공한 원문을 토대로 한국어 독자를 위해 재구성·번역한 것이며, 기사에 포함된 해설 및 전망은 기자의 전문적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