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로이터 캐나다 경제가 7월 한 달 동안 4만800개의 일자리를 잃으며 고용시장이 전월의 급증세를 반납했다. 이로써 전체 취업자 비중을 나타내는 고용률이 60.7%로 떨어져 8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025년 8월 8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이하 ‘스탯스캔’)은 전월 8만3,000개의 순고용이 발생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7월에는 큰 폭의 감소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고용 감소분은 주로 상용직(permanent employees)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업률은 6월과 동일한 6.9%로 유지됐지만, 이는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수년 만의 최고치다. 로이터가 집계한 컨센서스는 1만3,500개의 고용 증가와 7.0%의 실업률을 예상했으나, 실제 결과는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관세 여파와 산업별 고용 변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부문 대(對)캐나다 관세는 제조업 전반에 타격을 주어 기업들의 채용 의지를 약화시켰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관세 영향이 서비스업까지 번지며 고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평가해 왔다. 다만 스탯스캔은 “타격이 전면적인 고용 붕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산업별로는 정보·문화·레크리에이션 부문에서 2만9,000개가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이어 건설업이 2만2,000개, 비즈니스·빌딩·기타 지원 서비스가 1만9,000개의 일자리를 각각 잃었다. 반면 운송·창고 부문에서는 2만6,000개(2.4%↑)의 고용이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청년층 고용 악화…“1998년 이후 최저 취업률”
고용 감소의 ‘직격탄’은 15~24세 청년층이 맞았다. 청년 실업률은 14.6%로 뛰어올라 2020~2021년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10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같은 연령대의 고용률은 53.6%로 내려앉아,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1998년 11월 이후 26년 만의 최저치다. 청년층은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약 15%를 차지하지만, 경기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평균 실업률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청년 실업률은 구조적으로 평균보다 높지만, 이번 수치는 그간의 방어력을 감안해도 이례적인 급등으로 평가된다.” — 스탯스캔 보고서
‘고용률(employment rate)’은 생산가능인구(15세 이상) 가운데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고, ‘실업률(unemployment rate)’은 경제활동인구 중 일할 의사가 있으나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의 비율을 뜻한다. 일반 실업률이 하락하더라도 고용률이 동반 개선되지 않으면 ‘체감 고용시장’은 여전히 부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지표를 함께 보는 접근이 중요하다.
정책금리·환율·시장 반응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탄탄한 고용시장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다만 이번 지표 발표 이후 9월 1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인하 가능성을 38%로 보는 머니마켓 베팅이 전일 대비 11%p 상승했다. BoC가 주시하는 상용직 평균 시간당 임금은 6월 3.2%에서 7월 3.5%로 확대돼 물가 압력 우려를 완전히 거둬내지는 못했다.
외환시장에서는 고용 쇼크가 즉각 반영됐다. 캐나다 달러화는 달러당 1.3753캐나다달러(미국 1달러=0.7271캐나다달러)로 0.07% 하락했다.
해고율 변화 및 고용 추세
올해 초 대비 누적 고용 증가는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스탯스캔은 평가했다. 그러나 해고율(layoff rate)은 1년 전과 같은 1.1%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구조조정보다는 신규 채용 축소가 고용 둔화의 주된 요인임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고용 지표는 통화정책의 향배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작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청년층 고용 부진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GDP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응책이 주목받고 있다.
용어 풀이 및 배경 설명
· 상용직(permanent employees) : 계약직이나 임시직이 아닌 정규직 근로자를 말한다.
· layoff rate(해고율) : 일정 기간 동안 고용주가 인력 감축을 위해 실시한 해고 인원 비율로, 고용시장 스트레스 지표 중 하나다.
캐나다 고용시장은 통상적으로 미국 및 글로벌 경기 사이클, 원자재 가격 변동, 그리고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제조·자원 의존도가 높은 지방에서는 관세 및 원자재 가격 하락 시 고용 변동성이 더 크다. 이 같은 구조적 특성은 노동시장의 ‘판도라의 상자’로 불리며 정책 입안자들에게 상시적인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
향후 시장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9월 BoC 금리결정, 미국 연준(Fed) 정책 동향 등을 종합해 캐나다 달러와 국채 금리를 다시 가격에 반영할 전망이다. 고용지표 부진이 이어질 경우 BoC가 선제 대응에 나설지, 아니면 임금상승률을 근거로 ‘인내 모드’를 지속할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