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금리 상승·관세 변수 속 뉴욕증시 혼조 마감

■ 뉴욕 3대 지수, 기술주 강세·대형주 부진 엇갈려

현지 시각으로 2025년 8월 7일 목요일, 뉴욕증시는 미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교차하면서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08% 하락한 5,409.12포인트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1% 밀린 39,719.68포인트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0.32% 오른 19,682.34포인트로 상승 마감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2025년 8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전일 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반도체 수입 100% 관세 계획’의 구체적 예외 조항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산시설을 미국 내에 구축할 의지를 증명하는 기업에는 관세를 면제할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이 소식에 AMD·ASML·램리서치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일제히 강세를 기록했다. 더욱이 러시아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우크라이나 종전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확인하면서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가 커진 점도 장 초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지지했다.

■ 국채 30년물 입찰 부진…10년물 금리 4.24%로 급등

그러나 미 재무부의 30년물 국채 250억 달러 입찰응찰률(비드-투-커버 비율) 2.27배로 최근 10회 평균인 2.43배를 크게 밑돌면서 금리가 빠르게 상승, 주가 반등을 제한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1.8bp 오른 연 4.244%를 기록했으며, 이는 금리 민감도가 높은 다우지수 구성 종목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 연준 인사 발언 엇갈려…9월 금리 인하 기대 91%까지

장중 공개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22만6,000건)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197만4,000건)가 모두 예상치를 웃돌면서 노동시장의 냉각 조짐이 확인됐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노동시장이 더 둔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수개월 내 통화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으나, 애틀랜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관세의 인플레이션 효과가 일시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올해 한 차례 25bp 인하만 전망했다. 그럼에도 연방기금선물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91%로 반영, 불과 1주일 전 40%였던 기대 확률이 급등했다.

■ 기업 실적: ‘희비 교차’

개별 종목 측면에서는 실적 서프라이즈가 이어졌다. 네덜란드 커피체인 Dutch Bros는 2분기 매출 4억1,580만 달러로 예상치를 1,200만 달러 상회하며 주가가 +22% 급등했다. 에너지 음료업체 Celsius Holdings도 매출 예상을 크게 웃돌아 +17% 상승했다. 모바일 광고 플랫폼 AppLovin 역시 3분기 가이던스 호조로 +11% 뛰며 나스닥100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사이버보안 업체 Fortinet은 연간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한 여파로 -22%, 제약사 Eli Lilly는 체중감량 신약 ‘오포르글리프론’ 임상 결과가 기대치에 못 미쳐 -14% 급락, 시장 전반에 압박을 가했다.

■ 트럼프발 관세 확대, 평균 관세율 15.2%로 상승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반도체 외에도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고, 캐나다 일부 품목에도 35% 관세를 적용했다. 특히 “무역수지 흑자국에 대해서는 최소 1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 이날부터 시행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모든 조치가 예정대로 이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은 2024년 2.3%에서 15.2%까지 급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참고: ‘비드-투-커버 비율’(Bid-to-Cover Ratio)은 국채 입찰에서 응찰 규모를 발행 규모로 나눈 지표다. 일반적으로 2.0배 이상이면 양호, 이보다 낮으면 수요 부진으로 해석된다.

■ 해외 증시·경제지표

유럽 Stoxx50 지수는 +1.31% 급등,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2bp 하락했다.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25bp 내려 4.00%로 조정했으며,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추가 인하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 +0.16%, 일본 닛케이225는 1.5주 최고치로 +0.65% 상승했다.

중국의 7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7.2%로 예상치 5.6%를 상회했고, 수입은 4.1% 증가하며 1년 만에 최대폭 증가세를 보였다. 해당 수치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일부 완화시키며 원자재·운송 관련 종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 전문가 진단

시장 전략가들은 “국채 금리 변동성 확대가 밸류에이션에 민감한 대형 가치주를 압박하는 반면, 관세 예외 기대가 기술·반도체주에 단기 순풍으로 작용했다”고 총평했다. 특히 2분기 S&P500 기업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로 4년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한 점은 실적 기반 랠리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다만 관세 인상에 따른 기업 마진 축소·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이 중장기적으로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91%)·10월(68%) 두 차례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 향후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근원 PCE가 관세 요인을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따라 금리 인하 폭·시기, 그리고 달러 강세 지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휴전 정상회담 결과가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시장은 합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선반영했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위험자산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크다.

한편, 8일에는 언더아머·웬디스·템퍼스 AI 등 소비재·인공지능 분야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업종별 실적 모멘텀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확인 포인트로 꼽힌다.

종합적으로, 관세 정책·채권시장 수급·연준의 스탠스가 맞물리며 증시가 단기간 진폭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고정금리형 자산과 견조한 실적을 입증한 성장주를 균형 있게 편입해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