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그룹,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주가 13% 급등…사상 최고가 경신

[도쿄 증시] 일본 투자지주회사 소프트뱅크그룹(SoftBank Group)의 주가가 8일 도쿄 증권거래소 정규장에서 전일 대비 13% 급등하며 다시 한 번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번 급등으로 주가는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전날 사상 최고가로 장을 마감한 데 이어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했다.

2025년 8월 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주가 급등의 핵심 동력은 2025 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는 점이다. 회사는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했으며, 투자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매수세를 확대했다.

실적 세부 내용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의 1분기 순이익은 4218억 엔(약 28억 7,000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 (1276억 엔)을 3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42억 8,000만 엔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턴어라운드다.


비전펀드(Vision Fund) 성과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비전펀드 1·2호포트폴리오 가치는 분기 동안 48억 달러(약 6,600억 엔) 증가해 2021년 6월 이후 최대 분기 상승폭을 기록했다. 해당 펀드 부문은 비용 등을 포함한 총이익4514억 엔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의 손실을 완전히 뒤집었다. 회사 측은 “비상장 투자자산 및 상장 종목의 전반적 가치 회복”이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싱가포르 본사 차량 호출 플랫폼 ‘그랩(Grab Holdings)’, 인도 음식 배달업체 ‘스위기(Swiggy)’ 등의 주가 반등이 수익 개선에 기여했다. 또한, 반도체 설계사 Arm Holdings, 게임 소프트웨어 기업 애니모카 브랜즈(Animoca Brands), 중국 인터넷 대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 등 주요 피투자 기업의 밸류에이션도 안정세를 보였다.

“이번 분기 실적은 생태계 전반의 회복 조짐을 보여 준다” – 소프트뱅크그룹 관계자


예정된 기업공개(IPO) 라인업

비전펀드 포트폴리오 기업 가운데 연내 상장이 예상되는 종목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도 안경 유통업체 ‘렌즈카트(Lenskart)’가 7월 29일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2억 4,758만 달러(215억 루피) 규모의 신규 주식 발행을 포함한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일본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PayPay),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 여행·액티비티 예약 앱 클룩(Klook)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IPO는 기업이 주식을 공개시장에서 최초로 발행·매각하는 절차로, 자본 확대와 기존 투자자의 회수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비전펀드는 대규모 지분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상장 성과가 펀드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주가 흐름 및 시장 평가

이번 주가 급등으로 소프트뱅크그룹은 4거래일 연속 상승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라는 이중 기록을 세웠다. 애널리스트들은 “모멘텀(상승 추세)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비상장 자산의 변동성과 글로벌 금리 환경 등은 잠재적 변동 요인으로 지목했다.

일본 내에서 흔히 ‘투자회사’로 분류되는 소프트뱅크그룹은 과거 통신사업에서 출발했으나, 2010년대 중반부터 대규모 기술 투자로 무게중심을 이동했다. 비전펀드는 2017년 출범 이후 스타트업 생태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으며, 대규모 손실과 이익을 반복해 ‘하이리스크·하이리턴’ 모델의 상징으로 언급된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비전펀드(Vision Fund): 소프트뱅크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아부다비 투자청 등과 함께 운용하는 초대형 기술투자 펀드. 총 약 1,500억 달러 규모.
  • 컨센서스(Consensus):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실적·목표주가 전망치 평균.
  • IPO(기업공개): 비상장 기업이 최초로 주식을 공개시장에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

시장 참가자들은 “비전펀드 핵심 자산의 가치가 실질적 현금 창출 단계에 진입할 경우, 그룹 전체의 레버리지와 할인 요인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미·중 기술 규제 환경과 금리 사이클, 그리고 상장 일정 지연 가능성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된다.

실적 발표 이후 주요 일정으로는 2025년 9월 예정된 Arm Holdings의 뉴욕증시 상장 1주년 평가, 10월 예정된 반기 실적 컨퍼런스콜 등이 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비전펀드의 포트폴리오 성과와 추가 자본 배분 계획을 가늠할 전망이다.

한편, 소프트뱅크그룹의 체계적 리스크를 분석해 온 일부 기관은 “회계 기준상 평가손익이 실제 현금 흐름과 괴리를 일으키는 구조”라며, 현금 배당 여력·부채 만기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사상 최고가 수준으로 재차 안착함에 따라 일본 증시의 대표적 ‘빅테크·투자지주’ 종목으로서 상징적 존재감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