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플랫폼스(이하 메타)가 미국 루이지애나주 농촌 지역에 건설할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위해 총 290억 달러(약 39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확정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중 하나인 핀시멀코(Pacific Investment Management Company·PIMCO)와 대체자산 운용사 블루아울 캐피털(Blue Owl Capital)이 각각 부채·지분 투자 파트를 맡는다.
2025년 8월 8일, 로이터 통신이 블룸버그 통신 보도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핌코는 260억 달러 상당의 채권 형식 부채를 주도적으로 인수·주선하고, 블루아울은 30억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제공한다. 이 가운데 debt 부문은 기관투자가 대상 사모 회사채(Private Placement Bond) 형태로 발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메타가 모건스탠리와 협력해 사적 신용시장(Private Credit Market)에서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빅테크와 사모신용펀드 간 ‘빅딜’로 주목받고 있다. 거래 막판까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KKR도 핌코와 경쟁했으나, 최종적으로 핌코가 주간사 지위를 확보했다.
🗂️ 사업 배경 및 목적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AI 슈퍼인텔리전스 부서(Superintelligence Unit)를 위해 향후 수백억~수천억 달러를 투입해 여러 개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겠다
”고 공언한 바 있다. 루이지애나 프로젝트는 그 청사진의 ‘1호’ 격으로,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와 AI 전용 칩을 대량 탑재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비롯한 차세대 알고리즘 학습·추론을 담당할 예정이다.
루이지애나는 풍부한 토지와 저렴한 전력을 바탕으로 최근 뉴데이터센터 벨트(New Data Center Belt)로 각광받고 있다. 주 정부는 세제 혜택과 인프라 구축 지원을 약속해 이번 유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 자금 구조 상세
① 부채(260억 달러)
• 주관사: PIMCO
• 상품 형태: 만기 7~10년 사모채, 변동·고정 금리 혼합
• 투자자: 글로벌 연기금·보험사·소버린펀드 등
② 지분(30억 달러)
• 주관사: Blue Owl Capital
• 구조: 우선주·전환우선주 혼합 예상
• 수익률: 내부수익률(IRR) 12~15% 목표
이번 딜은 Project Cypress라는 코드네임으로 지난 4월부터 물밑 협상을 진행해 왔으며, 2025년 9월 말 금융종결(financial close)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시장·산업적 의미
사모신용시장 확대1 가속화: 금리 고점 구간에서 전통 은행의 대출 여력이 위축되자, 메타처럼 신용등급이 높은 빅테크 기업도 사모신용펀드·사모채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월가에서 두드러진 탈(脫)은행 현상을 방증한다.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 심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AWS) 등도 연이어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증설하고 있어, 전력·냉각 수요 급증, 친환경 전력조달계약(PPA) 확대 같은 후방산업 파급효과도 클 전망이다.
핀코·블루아울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채권 명가로 불리는 핌코가 부동산·인프라 분야 장기채권 비중을 늘리고, 블루아울이 대형 테크 기업과의 협업 경험을 확보함으로써 운용전략 다각화를 꾀한 결과로 해석된다.
🔍 용어 해설
사모 회사채(Private Placement Bond)란 증권거래소가 아닌 비공개 시장에서 소수의 기관투자가에게 직접 판매되는 채권으로, 공시 의무가 비교적 낮고 구조를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적 신용시장(Private Credit Market)은 은행 대출이나 공모채 대신 사모펀드·보험사·연기금 등 기관이 직접 자금을 대출 또는 채권 형태로 공급하는 시장을 가리킨다. 글로벌 금리 급등 이후 은행권이 위험자산 익스포저를 축소하면서 해당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했다.
📝 향후 일정과 관전 포인트
• 2025년 9월 — 금융 종결 및 1차 대금 집행
• 2026년 1분기 — 데이터센터 착공
• 2027년 하반기 — 1단계 가동 목표(예정 서버 랙 20만 대)
관전 포인트는 자금 조달 비용과 전력 사용량이다. 루이지애나 현지 전력망 확충이 늦어질 경우, 재무 모델의 내부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 또한 미 연준의 금리 기조가 상향 안정될 경우, PIMCO가 인수한 채권의 스프레드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메타·핀코·블루아울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해 공식 논평을 거부한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앞서 2024년 6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타가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290억 달러를 사적 신용시장으로부터 조달하려 한다”고 최초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메타는 부채·지분 구조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했으며, 이번에 최종안이 확정된 셈이다.
이번 조달 성공으로 메타의 총 현금 및 단기투자자산은 1,0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자본적 지출(CapEx)이 급증함에 따라, 시장은 메타의 주당순이익(EPS) 희석 가능성과 주주환원 정책 변경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결국 AI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고성능 데이터센터 확보가 빅테크 기업의 생존 요건으로 부상했다는 사실을 이번 거래가 방증한다. 메타가 핌코·블루아울과 손잡고 민간 자본을 적극 활용한 전략은, 향후 업계의 자금조달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