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가 운영하는 사진·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 서비스 인스타그램이 새롭게 선보인 ‘인스타그램 맵(Instagram Map)’ 기능을 두고 개인 정보 보호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2025년 8월 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기능은 친구들의 ‘최종 활동 위치(last active location)’를 지도 위에 표시하도록 설계됐다. 메타는 출시 직후 “친구들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최신 근황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적극 홍보했지만, 이용자들은 “사전 경고 없는 위치 정보 노출”이라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메타 측은
“1기능은 기본적으로 꺼져 있으며opt-in 방식으로만 작동한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위터·스레드(Threads) 등 다양한 SNS 플랫폼에는 “내 휴대전화 설정에서 위치 접근을 ‘절대 허용 안 함’으로 해두었는데도 지도에 노출됐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 이용자 우려의 핵심: 이중 동의 절차가 무력화됐는가
인스타그램 책임자 애덤 모세리(Adam Mosseri)는 같은 날 스레드에 직접 “이용자 혼란이 원인일 뿐 실제로는 자동 공유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는
“공유를 원할 경우 두 단계로 명확히 동의를 받아야 하도록 설계했다”
면서 “현재 모든 로그를 이중 점검(double-checking)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이용자는 “지도 기능을 끄지 않았음에도 자동으로 위치가 공유됐다”는 사례를 제시하며, 메타의 ‘기본 비활성화(off by default)’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접근 금지 명령(restraining order)을 받은 가해자로부터 신변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치 노출은 치명적 위협이라는 지적이 많다.
해외 플랫폼 스냅챗(Snapchat)의 스냅 맵(Snap Map) 기능과 유사성도 화두가 됐다. 스냅 맵은 친구들이 실시간으로 어디에서 게시물을 올리는지 볼 수 있도록 해 2017년 출시 직후 미성년자 대상 스토킹 위험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인스타그램 맵 역시 ‘친구 위치를 확인한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메타의 공식 입장과 기술적 구조
메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지도 기능은 기본값이 꺼짐이며, 사용자가 켜더라도 팔로우·맞팔로우 관계에 있는 이용자 혹은 이용자가 지정한 커스텀 리스트에만 위치가 노출된다”
고 다시 한 번 설명했다.
또한 “위치 데이터는 휴대전화 GPS와 연동돼 암호화된 형태로 저장되며, 실시간 위치는 서버에 남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명에도 “설계상 안전장치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지속되고 있다.
■ 전문가 시각: ‘프라이버시 패러다임’과 기업 책임
정보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동적 위치 데이터(dynamic location data)’의 민감성에 대한 경고 신호로 해석한다. 위치 정보는 고유 식별자처럼 개인을 특정할 수 있어, 유출 시 피해 규모가 막대하다. 특히 소셜미디어처럼 콘텐츠 생성·공유 속도가 빠른 플랫폼에서는 위험이 가중된다.
필자는 메타가 강조한 ‘더블 옵트인(double opt-in)’ 구조가 실제로 구현됐는지 소스코드 레벨에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본다. 기업 신뢰는 기능 출시 직후 첫 반응에서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자가 지도 화면을 열었을 때 ‘나만 보기’ 상태인지 즉시 식별할 수 있는 UI/UX 재설계가 시급하다.
■ 향후 전망과 사용자 대응 전략
메타는 이미 EU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캘리포니아 소비자 프라이버시법(CCPA) 등 각종 규제를 받고 있다. 이번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규제 당국의 조사 및 집단 소송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① 휴대전화 설정에서 ‘정확한 위치’ 대신 ‘대략적 위치’만 허용, ② 인스타그램 내 ‘지도 표시’ 기능이 켜져 있는지 즉시 확인, ③ 의심스러운 경우 앱 캐시를 지우고 재설치해 권한을 재설정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편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지도 기능 하나로 메타의 실적 변동성을 논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반복되는 프라이버시 논란이 장기적으로 광고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결론
인스타그램 지도 기능은 사용자가 선택적 동의를 통해 친구들과 위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고안됐지만,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발생한 이용자 경험은 “동의 없는 정보 공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메타가 수차례 해명했음에도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 배경에는, 소셜미디어 기업의 프라이버시 관리 실패 사례가 누적돼 있다는 점이 자리한다. 향후 메타가 투명한 기술 검증과 사용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지 않는다면, 이번 논란은 단순 해프닝이 아닌 규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