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상업거래소(Nymex) 9월물 천연가스(NGU25)는 7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0.010달러(-0.32%) 내린 3.12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주일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한 단기 기상 전망이 한층 선선해지면서 냉방 수요 감소가 예상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2025년 8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민간 기상 정보업체 바이살라(Vaisala)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글로벌포캐스트시스템(GFS) 모델을 토대로 “8월 17~21일 동부 절반 지역의 기온 전망이 앞선 예상치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름철 전력 수요의 핵심인 냉방 부하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고, 전력용 가스 수요가 약화될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을 지배했다.
반면 장 초반에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재고 통계가 +7억 입방피트(bcf)1 증가에 그치며 컨센서스(+12 bcf)와 5년 평균(+29 bcf)을 크게 밑돌자 가격이 1주일 만에 최고가로 치솟았다. 재고 증가 폭이 작았다는 점이 공급 타이트닝 우려를 키웠으나, 날씨 변수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해 추세를 뒤집었다.
ㆍ생산·채굴 동향
이번 주 초(4일) 천연가스 가격은 미국 본토(로어 48) 지역의 생산량 증가 전망에 3.5개월 만의 저점으로 밀리기도 했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가 1일 마감 주에 가스 시추 굴착기(rig) 수가 2기 늘어 124기로 집계됐다고 밝히며, 2023년 이후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9월 기록했던 4년 내 최저치(94기) 대비 32% 증가한 것이다.
블룸버그NEF(BNEF) 자료에 따르면, 7일 기준 로어48 지역 건식 가스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일 1,087억 입방피트였다. 같은 날 내수 수요는 2.8% 줄어 일 780억 입방피트로 나타났고, LNG(액화천연가스) 수출 터미널로 유입된 순가스량은 전주 대비 10.1% 증가한 일 155억 입방피트였다.
ㆍ전력 수요와 연료 믹스
에디슨일렉트릭연구소(EEI)는 2일 종료 주간 미국(로어48) 총 전력 생산이 전년 대비 0.9% 증가한 99,367GWh2라고 발표했다. 52주 누계 전력 생산은 4,259,351GWh로 2.7% 늘었다. 가스발전은 여름철 냉방 및 산업 수요 확대에 따라 여전히 핵심 전력원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기온이 예상보다 낮아질 경우 즉각적인 수요 탄력성으로 가격 변동폭이 커진다.
ㆍ재고·저장 현황
EIA에 따르면 8월 1일 기준 미국 가스 재고는 전년 대비 4.3% 감소했으나, 5년 평균 대비로는 5.9% 웃돌았다. 이는 공급 여유가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한다. 같은 날 기준 유럽연합(EU) 가스 저장고 충진률은 70%였으며, 이는 5년 평균치(78%)보다 8%포인트 낮았다. 그러나 난방 수요가 본격화되는 동절기를 앞두고 있어, 유럽 재고 상황이 향후 국제 가격에 미칠 파급력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
“재고 증가는 크지 않았지만 생산·시추·수송 인프라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만큼, 단기 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월가 주요 원자재 데스크에서 나왔다.
ㆍ알아두면 좋은 용어
1bcf(billion cubic feet)는 ‘10억 입방피트’로, 천연가스 거래·저장 단위로 널리 쓰인다. 1 bcf는 약 2억 8천만 세제곱미터에 해당한다.
2GWh(gigawatt hour)는 ‘10억 와트시’로, 전력량을 나타낼 때 사용된다. 가정용으로 환산하면 약 100만 가구가 1시간 동안 소비하는 전력량이다.
또한 시추 굴착기(Rig)는 석유·가스 매장층에 구멍을 뚫어 채굴하는 장비를 의미하며, 리그 수는 향후 생산량 추세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ㆍ전망 및 시사점
기상 변수와 재고·생산 지표가 상반된 신호를 보내면서 천연가스 시장은 단기 변동성 확대 국면에 진입했다. 여름철 피크 냉방 수요가 주춤하면 가격 압력이 완화될 수 있지만, 허리케인 시즌이 겹치면 생산 차질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국 내 건식 가스 생산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공급 쿠션은 두텁지만, 유럽·아시아 겨울 재고 구축 속도, LNG 수출 수요, 지정학적 변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여자들은 재고 변화율·리그 카운트·기상 모형 업데이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스프레드 트레이딩 및 헷지 전략을 조정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에너지 인플레이션이 거시경제·연준 통화정책에 미칠 파장을 감안하면, 가스 가격 향방은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본 기사에 언급된 종목이나 선물 계약에 대해,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직·간접적으로 어떠한 포지션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본문 정보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자문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Barchart Disclosure Poli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