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사진이 2025년 6월 17일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방송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년 8월 7일(현지시간),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신규 이사 후보로 미란 위원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명은 지난 8월 1일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후임 인선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Truth Social 게시글에서 「우리는 상시적인 후임자를 계속 물색하겠지만, 당장은 스티븐이 탁월하게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란 후보자는 쿠글러 전 이사가 남겨둔 임기인 2026년 1월 31일까지 직무를 수행하게 되며, 이후 14년의 공식 임기에 대해서는 별도의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게시물에서 「두 번째 임기 초부터 함께해 온 인물이며, 경제 분야에서 그 전문성은 비견할 데가 없다」며 미란 후보자를 치켜세웠다.
정치권과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림자 의장(Shadow Chair)’을 이사회에 투입해 금리 인하 압력을 꾸준히 가하려 한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통령은 수차례 공개석상에서 대폭적인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미란 후보자는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연준의 공격적 완화 기조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인물로, 기존 통화정책과 확실히 차별화된 시각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또한 그는 달러 가치를 의도적으로 절하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관리하자는 이른바 ‘마라라고 합의(Mar-A-Lago Accord)’를 제안해 논란을 낳은 바 있다.
다만 미란 후보자가 실제 이사회에 합류하려면 상원 인준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상원은 9월 회기가 재개될 때까지 휴회에 들어가 있어, 인준 표결은 빠르면 9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9월 16~17일에 열릴 예정이며, 인준이 완료될 경우 미란 후보자는 즉시 상설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과거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선임 고문으로 일했으며, 그 이전에는 허드슨베이 캐피털 매니지먼트에서 선임 전략가, 맨해튼 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지냈다.
재무부 재직 당시 미란 후보자는 2020년 경제 봉쇄에 대응해 페이첵 보호 프로그램(PPP) 설계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이후 상호주의 관세와 가상자산 친화 정책에 대한 적극 옹호 발언을 이어 왔다.
연준 이사로 임명될 경우 그는 금리 결정뿐 아니라 은행 규제 및 금융감독 전반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용어 풀이
• FOMC는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회의체로, 연준 이사 7명과 지역연방은행 총재 5명으로 구성된다.
• PPP는 중소기업 임금 지급을 보조하기 위해 2020년 도입된 급여지원 대출 프로그램이다.
• Shadow Chair는 법적 의장은 아니지만 이사회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해 의장 역할을 견제 또는 대체하려는 인물을 일컫는 비공식 용어다.
전문가 시각: 미란 후보자의 매파적 비판과 달러 절하 구상이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 경우, 통화정책의 독립성과 환율 안정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 인선과 맞물려 시장의 정책 예측 가능성은 한층 낮아질 수 있다.
상원 인준 청문회 일정과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인사 움직임에 따라 연준 이사회 구도는 올가을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