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텍사스주 엘패소에 위치한 포트 블리스(Fort Bliss) 군사 기지 내부에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연방 이민자 구금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미 국방부가 8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8월 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강력히 추진해 온 불법 이민 단속 강화 정책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미 국방부 대변인 킹슬리 윌슨(Kingsley Wilson)은 “완공 시 해당 시설은 5,000개 침상을 갖춘 미국 최대의 연방 구금센터가 될 것”이라며 “불법 체류 외국인의 추방(deportation) 임무를 위한 핵심 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1. 단계적 수용 계획 및 일정
국방부가 공개한 초기 계획에 따르면, 2025년 8월 중순~말까지 1,000명의 이민자를 우선 수용한 뒤, 향후 “수 주 내”에 총 5,000개 침상 규모의 완전한 시설로 확장할 예정이다. 건설과 운영 주체는 국방부이지만, 실질적인 이민자 관리는 국토안보부(DHS) 소관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2.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기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불법 이민자 체포 확대, 불법 국경 월경 차단, 그리고 일시적 합법 지위(Temporary Protected Status 등) 박탈 조치 등을 잇달아 시행해 왔다. 이러한 정책은 2024년 재선 캠페인에서도 핵심 공약으로 부각됐다.
이번 포트 블리스 프로젝트와 병행해, 행정부는 인디애나주에 1,000개 침상 규모의 ‘스피드웨이 슬래머(Speedway Slammer)’라는 별칭의 신규 구금시설을 곧 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 군사 기지 내 구금의 선례
미군 기지 내 이민자 임시 수용은 과거에도 시도된 바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도 미 국방부는 텍사스 내 군사 시설을 미성년 무연고 이민자 임시 보호소로 제공하는 데 동의한 바 있다.1
참고 용어 풀이 – 관타나모 베이(Guantanamo Bay): 쿠바 남동부에 위치한 미 해군 기지 및 구치소로, 중·장기 구금 시설로 악명 높다. 트럼프 행정부는 소규모이긴 하나 이곳으로 이민자를 이송한 이력이 있다.
4. 통계로 본 현재 구금 상황
이민세관집행국(ICE) 자료에 따르면, 2025년 7월 27일 기준 약 5만7,000명의 이민자가 ICE 구금시설에 수감돼 있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행정부는 이러한 수치를 들어 “국경 관리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5. 전문가 진단과 향후 과제
국방 자산을 이민 통제에 활용하는 방식은 예산·관할권 문제뿐 아니라 인권 논란을 동시에 야기한다. 또한 군사 기지라는 특수 환경이 ‘민간 사법 절차와의 거리두기’ 문제를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책 효과 역시 논쟁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경 월경 건수가 감소했다고 주장하지만, 인도적 위기 심화와 장기 구금에 따른 법적 분쟁이 지속될 경우 정책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6. 한국 독자를 위한 시사점
한국 역시 난민·이주 노동자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진행 중이다. 미국의 사례는 군·행정 자원 동원에 관한 국제적 논란과 이민 정책의 정치화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대규모 구금시설의 인권·예산·정치적 파장은 한국 정책 결정 과정에도 참고할 만한 선례가 될 수 있다.
1 군사 기지 이용은 통상적으로 ‘국가안보 목적’으로 허가되며, 민간 이민 문제에 투입될 경우 예산 배분 및 감독 체계가 복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