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옵션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거래량이 포착됐다. 러셀 3000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그라인더(Grindr Inc·GRND), 인터리어 브랜드 RH(RH), 호주계 협업 소프트웨어 기업 애틀래시안(Atlassian Corp·TEAM) 등 세 종목이 단 하루 동안 평균 일일 거래량의 160%를 훌쩍 뛰어넘는 옵션 계약을 체결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5년 8월 7일, 나스닥닷컴(Nasdaq.com) 보도에 따르면, 세 종목에 대한 총 옵션 체결 건수는 8만여 계약을 넘어섰다. 이는 해당 종목들의 최근 1개월 평균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① Grindr Inc(GRND) — $20 콜옵션 집중 매수
GRND 종목은 이날 총 31,184건의 옵션이 거래돼 약 3백10만 주에 해당하는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개월 일평균 거래량(약 180만 주)의 175.7%다. 특히 2025년 8월 15일 만기, 행사가격 20달러 콜옵션이 15,074건 체결되며 단일 종목·단일 만기 기준 최다 계약을 기록했다. 해당 계약은 약 150만 주의 기초자산 규모에 해당한다.
② RH — 340달러 풋옵션 대거 체결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RH 역시 18,176건의 옵션 거래가 집계됐다. 이는 약 180만 주의 기초자산에 해당하며, 최근 한 달 평균(110만 주)의 171.9% 수준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2025년 8월 15일 만기, 340달러 행사가격 풋옵션으로, 하루 동안 4,500건이 거래돼 약 45만 주 규모에 달했다.
③ Atlassian Corp(TEAM) — 130달러 풋옵션, 단일 계약 총 3,079건
클라우드 기반 협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TEAM의 옵션 거래량은 33,134건으로 약 330만 주 규모에 해당했다. 이는 최근 1개월 평균(200만 주)의 162%다. 특히 2025년 8월 8일 만기, 130달러 행사가격 풋옵션이 3,079건 체결되며 약 30만 7,900주의 기초자산을 반영했다.
옵션 거래량이 급증한 배경은?
옵션은 미래 일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주식을 사고(콜)팔(풋) 수 있는 권리를 말하며, 레버리지 효과가 커 단기 이슈에 민감한 세력의 투기 또는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활용된다.
대규모 옵션 거래 발생 시 세 가지 해석이 대표적이다. 첫째, 실적 발표·M&A·정책 변화 등 이벤트를 겨냥한 선행 포지셔닝, 둘째, 대형 기관투자가의 포트폴리오 헤지, 셋째, 개인 투자자의 단기 투기 수요다. 특히 만기일이 1년 이상 남은 LEAPS(Long-Term Equity Anticipation Securities) 계약이 집중됐다는 점은, 중·장기 방향성 매수·매도 전략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 분석 및 시사점
시장 조사업체들은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과 빅테크 실적이 교차하며 변동성(Volatility)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GRND의 경우 이용자 성장률과 LGBTQ+ 전용 플랫폼 수익모델 확대 여부, RH는 고가 인테리어 수요 둔화 가능성, TEAM은 클라우드 전환 과정에서의 비용 구조 변화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옵션 거래량 급증은 통상적으로 향후 주가 급등락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되지만, 방향성 자체는 콜·풋 비중, 미결제약정 변화, IV(내재 변동성) 추세 등 추가 지표 분석이 필수적”이라며 과도한 추격 매수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용어 설명: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특정 옵션·선물 계약이 아직 청산되지 않고 남아 있는 총 계약 수를 의미한다. 미결제약정이 증가하면 신규 자금 유입으로 인한 추세 지속 가능성을, 감소하면 차익 실현 또는 손절에 따른 포지션 축소를 시사한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