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텔 새 CEO 립부 탄 사임 요구…주가 2.6% 하락

【뉴욕】 인텔(NASDAQ:INTC) 주가가 8월 7일(현지시간) 장중 2.6% 하락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신임 최고경영자(CEO) 립부 탄(Lip-Bu Tan)즉각적인 사임을 촉구한 데 따른 반응이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동부시간(ET) 오후 12시 21분 기준 인텔 주가는 저점에서 다소 회복됐으나 여전히 2.6% 내림세를 기록했다. 시장은 트럼프의 발언 이후 변동성을 확대하며, 인텔의 거버넌스 리스크를 새롭게 반영하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인텔 CEO는 이해상충이 심각하므로 즉시 사임해야 한다. 다른 해결책은 없다”며 “이 문제에 주목해 달라”고 적었다.

‘트루스 소셜’은 트럼프가 2022년 론칭한 자체 플랫폼으로, 트위터·페이스북 차단 이후 주된 발신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의혹의 핵심: 중국 연관성

트럼프의 비판은 립부 탄중국 반도체 투자 이력을 겨냥한다. 최근 미 상원 정보특별위원회(Select Committee on Intelligence) 톰 코튼 상원의원은 인텔 이사회 의장 프랭크 이어리에게 서한을 보내, 탄 CEO가 중국 국방부와 연계된 반도체 업체에 투자했는지 상세 정보를 요구했다. 코튼 의원은 탄 CEO가 과거 이끌었던 케이던스 디자인시스템즈(NASDAQ:CDNS)가 7월 미국 수출통제법(Export Administration Regulations)을 위반해 중국 국방기술대에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판매한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점을 언급하며, “미국 납세자의 세금으로 지원받는 기업으로서 인텔이 안보 규제를 준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인텔의 현주소

탄 CEO는 2025년 초 부진을 겪는 인텔의 체질 개선·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을 목표로 선임됐다. 그러나 파운드리 18A 공정 지연, 고급 인력 유출 등 난제 속에서 ‘대규모 구조조정(20% 감원)’ 계획까지 발표하면서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시장·전문가 반응

미즈호증권 TMT 섹터 스페셜리스트 조던 클라인은 “트럼프 발언은 실제 영향력보다 정치적 메시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텔 현 위기는 탄 CEO가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TSMC가 인텔 지분을 인수하거나 생산 차질을 해결해 주기를 트럼프가 원했지만, 거절당하자 CEO 해임 요구로 이어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클라인은 또 “미국 내 최후의 첨단 로직 반도체 제조사가 투자 축소와 대규모 해고 카드를 꺼낸 상황이 트럼프를 더욱 자극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어·배경 설명

  • Select Committee on Intelligence: 상원 산하 정보특별위원회로, CIA·NSA 등 정보기관 감독 및 국가안보 관련 입법 권한을 가진다.
  • Export Administration Regulations(EAR): 미국 상무부가 관리하는 수출통제 규정으로, 전략물자·기술의 이전을 제한한다.

해당 용어는 미국 안보·수출정책에서 핵심 축을 이루는 개념으로,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전망과 쟁점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지속적인 정치적 압박 △코튼 의원의 이사회 조사 요구 △중국 투자 이력에 대한 규제당국 심사 등이 인텔 거버넌스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가 자국 반도체 산업 보호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향후 핵심 변수는 미 상무부·재무부의 심사 결과, 이사회 내부 대응, 그리고 탄 CEO의 대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만약 인텔이 안보 규제 준수를 위해 중국 사업을 추가로 축소한다면, 단기 실적 변동성과 구조조정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프랭크 디마테오(Frank DeMatteo) 기자도 본 보도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