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리사 쿡이 최근 발표된 미국 7월 고용지표에 대해 “고용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점은 우려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2025년 8월 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쿡 이사는 이날 보스턴 연방준비은행(Boston Fed)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7월 고용보고서(Job Report)에 나타난 급격한 수정치와 채용 둔화 현상이 “경기 사이클의 전환점(turning point)에서 흔히 관찰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고용(NFP) 증가는 18만7,000명으로, 직전 월치(24만3,000명)와 시장 컨센서스(20만 명대 중후반)를 모두 하회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이전 두 달 데이터가 총 4만9,000명 하향 조정되는 등 대규모 리비전(revision)이 동반됐다.
“이처럼 큰 폭의 수정치는 경제가 팽창 국면에서 둔화 또는 수축 국면으로 이동할 때 자주 나타난다. 정책 당국 입장에서는 단일 월간 수치보다 추세와 수정 패턴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 리사 쿡 연준 이사
고용 둔화가 의미하는 점은 무엇인가
연준 내부에서는 ‘완전고용 달성 후 둔화’를 예상했던 전문가들이 많다.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노동시장 열기가 서서히 식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업률은 3.6%에서 3.5%로 소폭 하락했지만, 임금상승률과 구인·이직률(JOLTS)은 정점 대비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쿡 이사는 “지금과 같은 리비전은 경기침체를 단언하기보다는 정책 판단에 신중을 기할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용시장의 균열이 본격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유지해온 고금리 기조를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리비전’과 ‘턴닝 포인트’ 용어 해설
미국 고용보고서는 예비치(Preliminary), 확정치(Final)로 나뉘어 발표되며, 이후 기업 제출 자료가 추가 반영되면 수치가 한두 달에 걸쳐 수정된다. 이를 리비전(Revision)이라고 부르는데, 경기 과열·냉각 국면에서 그 폭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턴닝 포인트(Turning Point)는 실물·금융지표가 성장세에서 하락세(또는 그 반대)로 전환되는 시점을 뜻한다.
시장·정책적 함의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목표범위는 5.25%~5.50%다. 쿡 이사는 구체적 금리 전망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노동시장 냉각이 인플레이션 경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며, 필요한 경우 정책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공개된 6월 FOMC 의사록에서 다수 위원이 언급한 ‘추가 인상 가능성’과 맥을 같이한다.
시장에서는 9월 FOMC에서 동결 시나리오가 우세하지만, 11월 이후 ‘마지막 한 번의 베이비 스텝(0.25%p 인상)’을 가격에 일부 반영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는 6일(한국시간) 기준 9월 동결 확률을 78%로 계산했다.
한편, 고용지표 둔화에도 S&P 500 지수는 8월 첫 거래주에 1.4%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긴축을 멈출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하는 분위기다.
전문가 분석
아난드 마힌드라 뉴욕대 스턴스쿨 교수는 “리비전 폭이 커질수록 경기모형 오차범위가 확대돼,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면서, “연준이 2024년 중반까지 금리를 고점에서 유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내 외환시장 참여자들도 미국 고용 둔화를 달러 강세 피로감 완화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2원 내린 1,283.4원에 마감하며, 7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론적으로, 연준 내부 인사인 쿡 이사의 발언은 단일 지표에 대한 경계와 함께, 데이터 기반(Data Dependent) 통화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용시장 흐름과 리비전 패턴은 앞으로 몇 달간 금리 정점 시점과 인하 타이밍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