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세 동향
6일(현지 시각)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2025년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5.30센트(-1.77%) 떨어진 반면,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2025년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 역시 13달러(-0.38%) 하락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2025년 8월 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산 수입품에 부과한 50% 관세 대상에서 커피를 제외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아 관세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수입 물량 감소 → 브라질 내 재고 증가 → 글로벌 공급 과잉이라는 연결 고리를 우려하며 매도 우위를 보였다.
◆ 수출·재고 지표
국제커피기구(ICO)는 6일 보고서에서 6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1,169만 자루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만 2024/25 커피연도(10월~6월) 누적 수출은 1억 414만 자루로 0.2% 감소했다.
한편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75만 4,516자루로 14.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대로 로부스타 재고는 1년 만의 최고 수준인 7,029로트로 늘어 가격 하방 압력을 키웠다.
◆ 기상 여건과 작황
브라질 민간 기상기관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에 따르면, 최대 아라비카 생산지 미나스제라이스 주는 7월 27일~8월 2일 주간 강수량이 2.7㎜에 그쳐 평년의 31% 수준에 불과했다. 건조한 날씨는 단기적으로 수확·건조에 유리하지만, 내년 생육기 토양 수분 부족을 초래할 수 있어 중장기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 펀드 포지션
ICE 유럽이 발표한 주간 보고서(7월 29일 기준)에 따르면, 투자펀드들은 로부스타 선물 순매도잔량을 1,226계약 늘려 총 5,854계약 순숏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2년 내 최대 수준으로, 쇼트 커버링(숏 포지션 청산)이 촉발될 경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 브라질 수확 진행 상황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é)는 8월 1일 기준 회원 농가의 2025/26 crop 수확률이 74%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컨설팅업체 사프라스&메르카두(Safras & Mercado)는 7월 30일 브라질 전체 수확률을 90%로 추산했으며, 로부스타 98%, 아라비카 85%가 완료됐다.
◆ 글로벌 생산 전망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서비스국(FAS)은 6월 25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커피 생산량을 1억 7,868만 자루(+2.5% YoY)로 사상 최고치를 예상했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는 9,702만 자루(-1.7%), 로부스타는 8,165만 자루(+7.9%)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최종 재고도 2,282만 자루(+4.9%)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 베트남·브라질 수급 변수
베트남은 2023/24 작황이 가뭄으로 147만 2,000t(-20% YoY)으로 줄어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4년 베트남 커피 수출 역시 135만 t(-17.1%)로 후퇴했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1~6월) 수출은 94만 3,000t(+4.1% YoY)으로 플러스로 돌아서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브라질은 6월 녹색 커피(가공 전 원두) 수출이 230만 자루로 전년 동월 대비 31% 줄었으며, 아라비카(-27%), 로부스타(-42%) 모두 두 자릿수 감소를 보였다.
◆ 가격 추세와 시장 심리
지난 3개월간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선물 가격은 각각 8개월·1.25년 만의 저점으로 밀렸다. 풍부한 공급 전망이 우세했지만, 관세 변수와 재고 감소 요인이 상충하며 방향성 혼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Volcafe는 2025/26 시즌 세계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자루 적자로 5년 연속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용어 해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 등에 선물·옵션 시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거래소다. 순숏(Net Short)은 매도 포지션에서 매수 포지션을 뺀 값으로, 수치가 클수록 하락 베팅 규모가 크다는 뜻이다. 자루(bag)는 국제 커피 거래 단위로, 60kg을 1자루로 환산한다.
◆ 기자의 시각
현재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결정과 브라질·베트남 작황 변동성이라는 이원 변수에 놓여 있다.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재고 증가 가능성이, 중장기적으로는 기상 악화에 따른 공급 차질 위험이 공존한다. 관세가 실제 부과될 경우 미국 내 원두 조달 비용이 급격히 상승해 스프레드 거래(브라질산 대체 구매)와 소매가 인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 반면 관세가 철회된다면 과도한 매도 포지션에 대한 숏 커버링이 촉발돼 가격 급반등이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재고 추세와 헤지펀드 포지션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생산지 기상 데이터와 미국 무역 정책 발표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