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美 애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 인수 추진 검토…FT 보도

스위스 제약 대기업 노바티스(Novartis)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에 본사를 둔 애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Avidity Biosciences)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 희귀·유전성 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025년 8월 6일, 로이터 통신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최근 몇 주 동안 내부적으로 애비디티 인수안을 검토하며 잠재적 공식 제안 가능성을 탐색해 왔다. F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근거로 “협상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다른 경쟁 구혼자가 등장하거나 논의가 무산될 여지도 있다”고 전했다.

보도 직후 애비디티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23% 급등해 주당 47.10달러를 기록했다. LSEG 집계 기준 시가총액은 약 46억 달러(한화 약 6조 1,000억 원)에 달한다.

애비디티는 근육계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삼아온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단백질 표적 전달기술(antibody oligonucleotide conjugate·AOC)을 활용하는데, 이는 치료용 올리고핵산(유전물질)을 항체에 결합해 정확히 병변 조직에 도달시키는 플랫폼이다. 이 가운데 선도 후보물질 ‘델조타(Del-zota, AOC 1044)’는 듀센형 근디스트로피(Duchenne Muscular Dystrophy·DMD)의 희귀 변이1 치료를 목표로 초기·중기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노바티스와 애비디티는 모두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변을 사절한다”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비디티 측은 외부 재무 자문사를 선임하고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 중이다.

노바티스의 ‘공격적 인수·합병(M&A) 행보’는 2025년 들어 더욱 뚜렷해졌다. 2월에는 앤토스 테라퓨틱스(Anthos Therapeutics)를 31억 달러에 인수해 심혈관 파이프라인을 확충했고, 4월에는 레귤루스 테라퓨틱스(Regulus Therapeutics)를 최대 17억 달러에 사들여 난치성 신장질환 후보물질을 확보했다. 7월에도 매치포인트 테라퓨틱스(Matchpoint Therapeutics)와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다발성 염증성 질환용 경구제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노바티스는 향후 5~10년 간 매출 공백을 최소화하려면 희귀·혁신 신약 포트폴리오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글로벌 제약 애널리스트들의 공통 진단

DMD는 근섬유 단백질인 디스트로핀을 암호화하는 유전자 결함으로 발생하는 중증 진행성 근육퇴행성 질환이다. 대부분 어린 남아에게 나타나며, 평균 생존 기간은 성인 초기까지로 제한적이다. 아직 완치 치료제가 없으며, 환자당 연간 치료 비용이 수십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높은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needs)가 존재한다. 이 시장성은 노바티스가 애비디티 파이프라인에 주목한 핵심 이유로 평가된다.

산업적 관점에서, 노바티스가 애비디티를 품을 경우 AOC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근골격·심혈관 희귀질환 영역으로 파이프라인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이 시너지를 창출한다. 특히, 항체 기반 약물 전달은 경쟁사들이 RNAi 또는 CRISPR 기반으로 접근하는 방식과 달리 면역 반응·투여 용량·특이성 측면의 이점을 제공한다.

다만, 협상이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BD(Business Development) 부문의 실사 결과나 임상 데이터 리스크가 인수 추진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애비디티 주가 급등은 시장 심리를 자극해 협상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다른 글로벌 제약사가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노바티스의 이번 잠재적 인수는 희귀 유전자 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선제적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향후 공식 인수 제안이 발표될 경우, 희귀질환·근육질환 치료제 섹터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1) 델조타(AOC 1044)는 디스엑손 45 스키핑(Exon 45 skipping)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