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3개월 만의 저점에서 반등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나스닥 연계 전자거래시스템(Nymex)에서 9월물 천연가스(NGU24)는 5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090달러(4.42%) 상승한 2.127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전일 장중 기록했던 최근 3개월 만의 최저치에서 강하게 회복한 수치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Nasdaq.com)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반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미국 중부와 남부 지역의 기온 전망이 더 높아졌다는 기상예측이다. 민간 예보 기관 커머더티 웨더 그룹(Commodity Weather Group)은 8월 4~8일 사이 미국 중부와 남부 일부 지역에서 평년 대비 높은 기온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전력회사들의 에어컨 가동 수요를 자극해 천연가스 소모량을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 수급 동향과 주요 지표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5일 기준 미국 하부 48개 주의 천연가스 건식 생산량(dry gas production)은 일일 1,034억 입방피트(bcf)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같은 날 가스 수요는 813억 입방피트로 10.6% 늘었으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로 유입되는 순물량은 128억 입방피트(주간 기준 1.3% 증가)로 집계됐다.
전력 수요지표도 견조하다. 에디슨 일렉트릭 인스티튜트(EEI)는 7월 20일까지 한 주 동안 미국 전체 전력생산이 97,296GWh로 전년 대비 1.9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52주 누적 전력생산은 4,150,953GWh로 2.27% 늘었다. 이는 전력용 천연가스 수요를 지지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 재고와 공급: 약세 요인 상존
그러나 공급 측면에서는 매도 재료도 뚜렷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7월 19일 종료 주간 천연가스 재고가 22억 입방피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11억 입방피트)를 웃돌았지만, 5년 평균 증가분(31억 입방피트)보다는 낮았다. 이에 따라 재고는 전년 대비 8.2% 많고, 5년 평균보다 16.4%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7월 28일 기준 유럽 가스 저장률은 84%로, 5년 평균(75%)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높은 저장률은 국제 가격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 시추 활동 동향
베이커 휴스가 7월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가스 시추 장비 가동 수는 전주 대비 두 기 감소한 101기였다. 이는 6월 28일 기록했던 97기(2년 9개월 만의 최저치)보다는 소폭 높은 수준이나, 2022년 9월 기록한 166기를 크게 밑돈다. 팬데믹 시기 저점이었던 2020년 7월 68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회복세이나, 장기적으로는 공급 확장 속도가 둔화했음을 시사한다.
■ 용어 해설
*건식 가스(Dry Gas)란 천연가스에서 물·응축수·액체 탄화수소 등을 제거한 뒤 실질적으로 발열량이 높은 기체 상태만을 의미한다.
*bcf(billion cubic feet)는 10억 입방피트를 나타내는 단위로, 미국 천연가스 시장에서 생산·소비·재고를 측정할 때 가장 많이 쓰인다.
*LNG(액화천연가스)는 영하 162도에서 가스를 냉각해 부피를 약 600분의 1로 줄인 형태로, 선박을 통해 대량 운송이 가능하다.
■ 기자 전문 해설
“이번 반등은 단기적 기후 요인과 숏커버링(매도 포지션 청산)에 따른 기술적 탄력성이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재고가 역사적 평균을 웃도는 상황에서 구조적 강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속적 폭염 또는 LNG 수출·산업수요의 추가 증가 같은 근본적 촉매가 필요하다.”
실제 아시아 스팟 LNG 가격은 최근 소폭 상승세를 보였으나, 미국산 가스가 유럽과 아시아 모두에서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고 있어 현물 수출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유럽의 높은 저장률과 계절적 비수기 진입은 가격 반등의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향후 시장은 EIA 주간 재고 및 기상전망, 그리고 멕시코 만안 LNG 터미널 가동률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