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비스업 지표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국채·주식 동반 변동성 확대

ORLANDO, Florida—미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의 강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5일(현지시간) 대체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수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재점화하며,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딜레마를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월가 투자자들은 서비스업 지표에 포함된 ‘가격지수’ 급등을 주시하면서 국채 금리를 끌어올렸고, 이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은 일부 후퇴했다. 반면 경기활동 둔화 조짐까지 동시에 확인되면서 주식시장은 혼조 양상을 보였다.

주요 시장 흐름
외환(FX): 달러지수는 보합. 엔화는 달러·유로 대비 약 0.3% 하락.
주식: S&P500·나스닥·다우지수 하락, 러셀2000 상승. 아시아·중국·유럽·신흥국 지수는 모두 상승.
섹터: S&P500 11개 업종 중 7개 하락. 유틸리티 –1%로 최대 낙폭, 소재 업종 +0.8%. 팔란티어 주가 +7.8%.
채권: 미 국채 수익률, 단기물 기준 4bp 상승하며 수익률곡선 평탄화 진행. 3년물 입찰은 다소 부진.
원자재: 브렌트유 –1.7%, 배럴당 67.52달러로 5주래 최저. WTI는 65달러선 근접.

스태그플레이션-ISM 딜레마

ISM 서비스업 지수는 6월 활동이 제자리걸음을 기록한 반면, ‘가격지수’는 거의 3년 만의 최고치로 급등했다. 물가 압력과 성장 둔화가 동반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신호다. 이에 따라 재정 불안·관세·정책 불확실성 등 복합 요인이 시장을 흔들었다.

같은 날 발표된 중국 차이신 서비스업 PMI는 1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조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의 서비스업 온도차는 향후 교역 지표 변동폭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기업 실적과 정치 이벤트의 충돌

미국 2분기 실적 시즌은 대체로 호조를 보였다. LSEG에 따르면 S&P500 편입 330개 기업 중 80.6%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는데, 이는 장기 평균(67.1%)을 웃돌았다. 그러나 캐터필러는 관세 비용이 올해 최대 15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권 이슈도 시장 변동성의 또 다른 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CNBC 인터뷰에서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를 연준 이사 후보에서 배제한다고 밝혀 차기 의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트럼프는 “곧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후임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미국은 중국과 매우 근접한 무역합의 단계”라며, 협정 체결 시 시진핑 국가주석과 연내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시장 촉매

6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중국 7월 무역수지와 인도 중앙은행(RBI)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핵심 이슈다. 시장은 기준금리 5.50% 동결 예상이 우세하지만, 대미(對美) 관세 충격으로 약 16% 확률로 인하 가능성도 반영됐다. 한편 RBI의 달러 매수 개입으로 루피화는 달러당 88루피 선을 지지받았다.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6월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는 21년 만의 최저치로 축소됐다. 이날 상반된 미·중 PMI 결과와 함께, 향후 무역통계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시장의 ‘분열된 성격’

“장단기 국채간 괴리, 그리고 ‘매그니피센트 세븐’이 이끄는 주식 집중 현상은 올해 들어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단기물(2년) 금리는 연준 정책 기대에, 장기물(30년)은 재정적자 우려에 각각 좌우되면서 금리 곡선이 요동쳤다. 2년물 수익률은 5일 3.66%까지 떨어지며 5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가 재차 반등했다.

주식 시장에서도 메타·마이크로소프트·애플 등 ‘빅테크’가 또다시 실적 호조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빅테크를 제외한 S&P500 490개 기업의 최근 3년간 EPS(주당순이익) 성장률이 사실상 제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채권·주식 시장 모두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단기채권 매력과 장기채권 위험, 그리고 빅테크 버블 논란 사이에서 복잡한 퍼즐을 마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첩성(nimble)이 최대의 방패”라며 빠른 포지션 재조정을 권고한다.


내일의 체크리스트

• 중국 7월 무역지표
• 인도 기준금리 결정
• 대만 7월 물가
• 영국·유로존 7월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
• 독일 6월 산업생산·유로존 6월 소매판매
• 미국 10년물 국채 420억 달러 입찰
• 맥도날드·디즈니·우버·도어대시 실적 발표
• 연준 인사(Lisa Cook, Susan Collins, Mary Daly) 발언

용어 설명
스태그플레이션: 경기가 침체(Stagnation) 상태임에도 물가(Inflation)가 동시에 상승하는 비정상적 경제 상황을 뜻한다.
ISM 서비스업 지수: 미국 공급관리협회(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가 매달 발표하는 지표로, 50 이상이면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전문가 코멘트—필자는 단기물 투자를 통한 변동성 관리가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빅테크 집중 현상은 중·장기 포트폴리오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어, 섹터 다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