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미국 국무부가 우크라이나에 M777 곡사포(Howitzer) 정비‧유지보수 지원과 운송·통합(Transportation & Consolidation) 서비스를 포함한 총 2억 3500만 달러(약 3,100억 원) 규모의 대외군사판매(FMS)를 잠정 승인했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승인은 미국방부 산하 DSCA(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가 의회에 공식 통보하면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방어 역량을 지원하고 동맹 및 파트너 국가 간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 발표문에 따르면 주요 계약사는 BAE 시스템즈(BAE Systems)로, 해당 업체가 M777 곡사포의 부품 공급·수리·성능 보강 및 기술 지원을 총괄한다. 반면, 물류·창고·통합 운송 부문의 주요 계약사는
“공인된 공급망 벤더 중에서 추후 지정”
될 예정이다.
■ M777 곡사포란 무엇인가?
M777은 155mm 구경의 견인식 곡사포로, 가벼운 티타늄 합금을 사용해 무게를 대폭 줄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 해병대·육군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등 나토(NATO) 동맹국들이 운용하며, 사거리(Excalibur 포탄 기준 최대 40km)와 신뢰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크라이나군은 2022년부터 서방 지원분을 실전 배치해 러시아군 방어 진지를 원거리에서 타격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 ‘정비 및 유지보수’의 중요성
포병 장비는 고열·충격·마모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사격 횟수가 늘어날수록 포신 마모, 유압계통 손상, 전자장비 고장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이는 명중률과 사거리 감소로 직결된다. 따라서 정비 체계가 불안정하면 전투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번 계약은 예비 부품 확보, 고장 진단·수리, 기술 매뉴얼 교육을 포괄해 우크라이나군이 자체 정비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 운송·통합(Transportation & Consolidation) 서비스란?
전시 상황에서 물류 효율은 생존성에 직결된다. ‘운송·통합 서비스’는 전투 전선까지의 화물 포장, 항공·해상·육상 운송, 세관 통관, 보안·추적 등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미 국방부는 “공인 벤더풀에서 추후 선정”이라고 밝혔으나, 레이시온 로지스틱스, 노스롭 그루먼 등 대형 방산 물류기업이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 국무부·의회 승인 절차
FMS의 경우 국무부 잠정 승인 → 의회 30일 검토(우크라이나는 긴급 승인 조항 적용)를 거쳐 계약이 최종 발효된다. 미 하원·상원 양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초당적 지지를 유지해 왔으며, 이번 건도 통과 가능성이 높다.
■ 업계·시장 파급 효과
전 세계 방산주는 지속되는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BAE 시스템즈는 2024년 한 해에만 주가가 약 28% 상승했고, 이번 계약 소식이 향후 추가 수주 기대감을 키울 전망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선이 교착 상태에 빠진 만큼, 정비·보급 지원이 실제 전황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 기자 시각
본지 취재진이 접촉한 전직 미 육군 포병 장교는 “M777의 정비 간격은 일반 155mm 견인포 대비 짧지 않지만, 고속 사격 시 열 변형이 빠르게 누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산이 부족한 개발도상국 군대가 해당 장비를 도입할 때 숨은 비용이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계약은 단순 무기 판매가 아닌 ‘가동률 유지’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지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우크라이나 측 반응(공식 성명 인용)
“미국의 지속적 지원에 감사한다. 정비 지원 확대로 포병 전력의 전투 출동률을 85%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 —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
■ 향후 과제
① 예비 포신·부품 주문량 확보 ② 우크라이나 현지 정비 창 정착 ③ 탄약 보급 및 사상자 지원 체계 병행 등이 지속 과제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정비·탄약·교육이 삼위일체로 보강돼야 실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 결론
미국 국무부의 이번 2억 3.5백만 달러 규모 FMS 승인은 무기 자체보다 ‘지속성 있는 전력 유지’에 방점을 둔 결정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서방은 탄약 지원에서 한 단계 나아가 정비·물류·운영 지속성까지 포괄하는 토탈 솔루션 제공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