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선물시장이 5일(현지시간) 장 개시 전(프리마켓)에서 소폭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까지 기술주 중심의 회복 흐름이 지속된 가운데, 이날도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투자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 500과 나스닥 선물은 각각 0.1% 안팎의 상승세로 출발했다. 특히 데이터 분석·방산 소프트웨어 업체인 팔란티어, 국제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제약 대기업 화이자, 글로벌 에너지기업 BP 등이 장 시작 전 매수세를 주도한 반면, 중장비 제조사 캐터필러는 실적 실망 여파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프리마켓(Pre-Market)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정규장(09:30~16:00, 동부표준시) 이전에 열리는 시간 외 거래를 뜻한다. 이 구간의 가격 변동은 거래량이 적어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실적 발표나 거시 이벤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NASDAQ: PLTR) — 주가 +5.9%
팔란티어는 상장 5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신고했다. 정부 및 기업 고객이 인공지능(AI)이 결합된 데이터 분석 솔루션 수요를 확대한 결과다. 회사는 특히 방위산업 영역에서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와 장기 계약을 체결해 수익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팔란티어의 AI 도입 속도가 동종 업계 대비 앞서 있으며, 방산 부문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이 실적으로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캐터필러(NYSE: CAT) — 주가 −3%
캐터필러는 2025 회계연도 2분기(2025년 4~6월) 조정 EPS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은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자사주 매입 확대·원자재 가격 변동·인건비 상승 등이 원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 장비 수요 둔화 우려도 겹치며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토목 인프라 투자 확대가 하반기부터 수주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단기 조정 이후 매수 기회를 제시했다.
화이자(NYSE: PFE) — 주가 +1.8%
화이자는 2분기 EPS와 매출이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25년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상향했다. 주요 파이프라인 가운데 항암제·희귀질환 치료제 매출이 견조했고, 코로나19 백신 관련 매출 감소 폭도 시장 우려 대비 제한적이었다. 회사 측은 “연구개발(R&D) 투자 효율화로 하반기 마진 회복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NASDAQ: MAR) — 주가 +6.1%
메리어트는 2분기 EPS가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연간 가이던스를 다소 보수적으로 조정했다. 미국 연방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공공부문 출장 수요가 둔화되고, 기업 출장 시장도 회복 속도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호캉스 및 레저 수요는 견고해, 전체 객실점유율(RevPAR)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6%를 기록했다.
테슬라(NASDAQ: TSLA) — 주가 +0.5% (연초 대비 −20% 이상)
독일 자동차청(KBA) 통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7월 현지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55% 급감했다. 유럽 시장 경쟁 심화와 보조금 축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이날 테슬라 주가는 S&P 500지수의 기술주 반등 효과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BP(NYSE: BP) ADR — 주가 +2.1%
BP는 2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며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성 속에서도 안정적 실적을 시현했다. 정제마진 개선과 트레이딩 수익 증가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회사는 “하반기 배당 성향을 유지하고, 자사주 매입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듀폰(NYSE: DD) — 주가 +5%
듀폰은 전자·헬스케어·수처리(워터) 등 핵심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며 2분기 매출·이익 모두 예상치를 상회했다. 특히 반도체 소재 공급 확대가 고부가가치 부문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라이도스 홀딩스(NYSE: LDOS) — 주가 +3.1%
방위·IT 서비스 업체 라이도스는 ‘디지털 모던화’ 프로젝트 수주가 늘며 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경영진은 2025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힘스 앤 허스 헬스(NYSE: HIMS) — 주가 −12%
원격의료(텔레헬스) 플랫폼 힘스는 체중 감량 치료제(합성 약물 조제 버전) 가입자 감소로 2분기 매출이 예상에 못 미쳤다.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인스파이어 메디컬 시스템즈(NYSE: INSP) — 주가 −27%
수면무호흡증 치료기기 업체 인스파이어의 2분기 실적이 투자자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유럽 시장 진출 초기 비용 부담이 확대되며 주가가 급락했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파장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는 규모가 작은 성장주부터 대형 가치주까지 실적 변동성이 극대화되는 구간”이라며, “물가 및 연준(Fed)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방산·AI·헬스케어·에너지 등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만큼 인덱스 투자를 하더라도 섹터 비중을 유연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달러화 강세와 국채 금리 동향이다. 달러 인덱스가 103선을 웃돌며 멀티내셔널(다국적 기업)의 해외 매출 환산 이익을 잠식할 가능성이 지적된다. 동시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2%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성장주의 할인율(Valuation discount) 압박이 여전히 상존한다.
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해외 기업 주식 예탁증서를 의미한다. BP처럼 영국 런던거래소에 1차 상장된 기업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ADR 형태로 거래돼, 미국 투자자들이 손쉽게 매매할 수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6일 발표되는 7월 ISM 비제조업지수와 9일 공개 예정인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시하고 있다. 물가 둔화가 확인되면 연준의 연내 첫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과 매크로 이벤트가 교차하며 단기 변동성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용어 설명 및 참고 자료
• EPS(Earnings Per Share): 주당순이익으로, 기업의 순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 RevPAR(Revenue per Available Room): 호텔 산업에서 운영 효율성을 측정할 때 쓰이는 지표로, 객실 당 평균 매출을 뜻한다.
• 컨센서스(Consensus): 증권사와 리서치 기관들이 집계한 시장 평균 전망치다.
• 가이던스(Guidance): 기업이 공식적으로 밝히는 향후 실적 전망이다.
이와 같은 핵심 용어를 숙지하면, 실적 시즌마다 발표되는 수치가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